여름으로 향하는 시간의 문턱을 넘어서자 계절은 온통 짙은 초록색이다. 때 맞춰 계간 문예지들도 일제히 여름호를 내놓고 우리 문학의 현실에 대해 짚어보고 있다.
국내 종합문예지를 대표하는 쌍두마차 '창작과 비평'과 '문학과 사회'가 현 시점 한국의 사회운동과 한국현대사의 인식에 관한 시사성 높은 글들을 나란히 특집으로 실었고, '작가세계' '문학동네' '한국문학'등 순수 문예지들은 21세기 문학의 쟁점들을 짚어보는 기획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 시전문지들은 20세기 한국 시문학이 걸어온 길과 21세기 시의 방향과 주목받는 시인들을 테마로한 기사들을 앞다투어 싣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호에서 눈에 띠는 기사는 문학평론가 김현(김현)의 10주기에 관한 기사들. 문예지마다 그의 비평세계를 재조명하는 특집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번 여름호로 50호를 낸 '문학과 사회'는 지난 4월말 강원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김현 10주기 기념 문학심포지엄을 결산하는 특집을 실었다. 장경렬, 정과리, 권성우, 박철화, 우찬제, 김태환씨 등 후배 평론가들이 김현의 비평세계를 되짚는 두툼한 원고를 실었다. '작가세계'도 테마기획으로 김현의 비평세계를 조명한 평론가 구모룡 홍성호씨의 글을 담았다. 특히 '문학과 사회'는 이번 50호를 끝으로 새로운 편집동인들에 의한 새로운 편집 체제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주목거리다.
특집기사의 주제를 '왜 문학인가'로 정한 '문학동네'는 오늘날 문학이 처한 모욕적이고도 구차스러운 상황을 상기시키는 한편 그럼에도 문학이 결코 시정잡배의 논리로 환원할 수 없는 인간정신의 마지막 보루임을 다시 한번 직시하고 있다. 중진 소설가 이문구씨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다룬 것도 눈에 띈다. 작가 인터뷰와 신작, 소설가 신경숙씨가 본 작가 이문구 등 다양한 기사를 실었다. '한국문학'도 평론가 김윤식씨의 '우리문학 다시 읽기-이문구론'을 실었다.
'시와 반시' '시안' '포에지' 등 시전문지들도 다양한 기획으로 독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시와 반시'의 기획특집 '새 천년을 가는 시인들'과 '시안'의 현역시인 32인의 신작시와 재수록시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특히 '시안'은 올해 김달진문학상 수상자인 향토시인 문인수씨의 작품론을 실었고, '시와 반시'도 출향시인 정호승씨의 작품들을 골라 초기작부터 다시 읽어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계간 '포에지'는 이번 여름호로 창간됐다. 나남출판이 발행하는 '포에지'는 황현산씨를 편집주간으로 김훈 김혜순 김진수 편집위원들이 머리를 맞대 창간을 준비했다. '20세기 한국에서 포에지는 무엇이었나'를 주제로한 창간특집에서 평론가 김진석 김종철 김정환 황현산씨 등은 우리 시의 흐름과 새로운 좌표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 -徐琮澈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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