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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전자관이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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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의류 전문 '땡업자'들이 산격동 대구종합유통단지 내 전자관 1층에 대규모 의류 재고 상품 판매장을 열었다. 지역 민영방송사가 주최하고 전자관 조합이 후원하는 이 행사의 명분은 사람을 끓게 해 단지 전체를 홍보하자는 것.

방송사는 생방송을 내보내 주최료조로 수천만원을 받고 전자관은 매장 임대료를 땡업체에서 받는다. 땡 상인들은 주최·후원 측의 힘을 빌려 물건을 더 많이 팔아 이익을 챙긴다. 시민들은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어 언뜻보면 방송사, 전자관, 상인, 소비자 모두 이익을 얻는 '일거사득'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무자료 거래, 매장 변경의 불법성, 유통단지 이미지 추락이라는 악재가 숨어있다.

땡 업자들이 무자료 거래를 일삼아, 도심에서 수천만~수억원의 임대료를 내며 생업에 나선 기존 상인들이 손해를 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전자관은 임대 수익에다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매장 용도를 일시적으로 바꾸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자의적 해석을 내리고 있다. "법을 지키라"는 대구시의 통보에도 마이동풍,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법과 규정보다 장사만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이기적 논리다.

더 큰 문제는 전자관이 땡 업자들을 불러들여 과연 홍보 효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전자 전문상가가 전문상가로 자리잡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고 사람만 모으면 상가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발상은 지극히도 전문성이 없는 태도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가 단지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반대로 대구 성서종합전시장이 IMF 2년동안 어떻게 운영돼 '땡 처리장'으로 전락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전자관을 비롯한 대구종합유통단지 입주 상인 대다수가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을 우려해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통단지가 왜 이렇게 됐는지, 어떻게 하면 단지를 살릴 것인지 이제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할 때다. 16만여평의 대단지에 볼거리, 입을 거리, 살거리, 먹거리, 놀거리를 종합적으로 채워놓고 매일 수만명의 시민들이 모이도록 하는 방법은 과연 없을까. 지역 민영방송사가 방송사답게 생명력을 갖는 길도 이런 방법을 함께 찾아주는 것이다.

全桂完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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