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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에 쏠린 진지한 '눈과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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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낮의 햇볕 아래 하나 둘 학생들이 들어온다. 교실에서 이를 지켜보는 선생님들의 눈빛에는 무한한 애정이 담겼다. 교실에서 만나는 학생과 선생님.

학교는 아니지만 배움이 있는 곳, 눈치를 봐야 하는 담임 선생님도 교과 선생님도 없는 곳, 나오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누구도 겁주지 않는 곳. 그 대신 원로 선생님들의 넉넉한 웃음과 깊이 있는 강의가 있고, 스스로 공부하려는 이름도 모르는 다른 학교 친구들이 있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만들어 가려는 가슴 깊은 혼자만의 설렘이 있다.

매일신문사가 퇴직 교원들과 함께 마련한 학습봉사단이 첫 주 강의를 끝냈다. 지난달 31일 출범식을 가진 후 1일부터 진행된 강의. 오후3시부터 6시까지 나른하고 지치는 시간이지만 학생도 선생님도 생기에 가득차 있었다.

매일 두시간의 강의, 교사들은 현직에 근무할 때보다 몇배쯤 강의에 정성을 쏟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는 건 학생들의 열기. 교사들은 "수업이 즐겁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오후 시간이면 고개를 책상에 떨구는 학생, 창밖을 내다보는 학생, 멍하니 칠판을 응시하는 학생 등이 적잖아 수업을 하다 허탈할 때가 있는데 여기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눈빛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학생들을 볼 때 수업하는 교사는 가장 행복하다고 했던가강의 첫날부터 문제는 잇따랐다. 예정보다 학생이 많아 어떤 반에는 책상을 더 들이고, 자신의 실력에 맞추느라 심화반과 발전반을 오락가락하는 학생들의 상담을 하고, 교사들은 몇 가지의 일을 한꺼번에 신경 써야 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얼굴 찡그리는 이 없었다. 박희무 학습봉사단장은 "학교를 새로 개교하는 마음으로 일하자"며 앞장서 일거리를 떠맡았다.

결석해도 나무랄 일 없지만 출석부를 만들고, 학생을 더 받을 여지가 없는데도 혹시 하며 교재를 챙기고, 교실에는 문제가 없을까하고, 수업 전부터 수업 끝난 뒤까지 꼼꼼히 챙겼다. 물통에 물을 채우는 일도, 교실을 청소하는 일도 교사들의 몫이었다. 어렵사리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일을 맡기지 말자는 뜻이었다.

좋은 일은 대개 소문이 느리지만 시작부터 든든한 후원인들이 학습봉사단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우리 아이에게 좋은 기회를 줘 고맙다고 인사 온 학부모, 몇 명 안 되지만 학생들을 맡아줘 걱정을 덜었다며 선배들을 찾아온 학교 교사들, 그저 마음만 오가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다음 주부터는 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이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특강을 해주기로 했다.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란 생각에 교사들은 학생들보다 더 큰 고마움을 표시했다.

3일 저녁, 학습봉사단은 첫 주 강의와 봉사단 운영을 자체 평가하는 모임을 가졌다. 공부에 열의를 보이는 학생들이 기특하다는 칭찬 일색이었다. "강의에 더 신경쓰자"는 이야기가 나오자 "더 이상 어떻게 열심히 하느냐"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뜻은 한 데 모였다. 둘째 주 강의는 8일부터 열린다. 모임이 끝난 후에도 교사들은 "여름방학 동안 충분히 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텐데 어떡하면 학생들이 쉬는 마음으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줄까"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학생을 걱정하는 교사들을 만나는 자리, 그래서 시원하기 짝이 없는 한여름밤이었다. 金在璥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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