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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이복규(대구공업대교수·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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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중 첫 번째는 무당이고, 그 다음으로는 도공일 것이다. 그러한 도공이라도 불을 다루는 기술에 따라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은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같은 흙을 불에 구워도 낮은 온도에서 굽게되면 토기나 도기가 되고 높은 온도에서 구우면 자기가 된다. 이러한 기술은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지구의 문명 발생지역은 크게 내 곳으로 나뉜다. 황하문명을 제외한 다른 세 곳은 열대, 아열대 지역에 속해있다. 온대권에 속해있는 황하 문명은 특히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곳이다. 자연히 불을 가까이하고, 다루는 기술이 발전하였다. 다른 지역에서 도기를 만들고 있을 때 자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된 것이다. 조선과 중국은 당시 회고의 하이테크기술을 보유 했다. 우리가 세계 반도체 D램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우연의 일만은 아니다. 반도체라는 것 역시 가마 속에서 구워내는 것이다. 도자기 엔지니어를 양성해내던 대학의 요업공학과(무기재료공학과)에서는 각종 반도체를 연구하고, 반도체 회사에 인력을 양성 공급하는 곳으로 변환한지 오래다. 우리에게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기술이 없는 것이지 제조할 수 있는 무형의 원천 기술은 이미 오래전에 확보해 있었다.

청자·백자를 만들던 우리 도공의 무형의 기술은 지금도 우리의 환경 속에서, 우리의 손끝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일본이 그토록 만들고 싶었던 우리 그릇을 아직도 직접 만들지 못하는 것은 도공이 단순한 그릇만을 제조하는 생산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공은 가장 오래된 직업인으로 수 천년의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온 창조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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