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두닦이 부부의 비애

권종욱(44.대구시 북구 칠성2가)씨는 35년째 구두를 닦고 있다. 고아원에서 자라 부모 얼굴조차 모른다. 초등학교 3학년인 열살때 안동의 한 고아원에서 나온 권씨는 '먹고 살기위해' 안동, 대구, 충북 제천을 떠돌며 구두를 닦았다. 하지만 20대가 될때까지 구두닦이 벌이는 자리를 마련해준 '형'들의 몫이었다. 그래도 열심히 일했다.

지난 82년 마음씨 고운 아내 김은옥(43)씨를 만났다. 아들 민철(17.경상고 2년)이와 딸 경난(15.여중3년)이를 낳고 90년 대구에 정착한 권씨 부부는 4년전 20평짜리 집도 한 채 마련했다. 더이상 부러울 게 없었다.

그러나 권씨 부부의 작은 행복이 시샘받고 있다. 아들 민철이가 지난 3월 사색이 된 채 숨을 제대로 못쉬겠다고 하소연했다. '확장성 심근증심부전증'. 의사는 심장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고 했다. 지난 7월19일 민철이 몸속에 '심장박동기'를 달았으나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과 입원실을 오가고 있다.

"초등학교 6년때 '심장빈맥'으로 4일정도 입원했지만 이후 별 이상이 없어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은 게 화근이 됐습니다. 모두가 배우지 못한 애비탓입니다"

민철이의 심장이식수술비는 1억원이 넘는다. 그래서 권씨는 전 재산인 20평짜리 집을 내놓을 작정이다. 하지만 턱없이 모자란다. 매월 들어가는 병원비만 150만원에 달해 구두닦이 노릇만은 접을 수 없다. 부부가 함께 구두를 닦았으나 아내는 병원에서, 권씨는 구두방에서 매일 아들을 위해 기도한다.

"공부 잘하고 성격도 활달해 친구가 많아요. 민철이가 건강해져 비행기 조종사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도움주실 분 대구은행:069-05-024143-008 문의 255-7903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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