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화가 원조인가?"
불을 다룬 블록버스터 영화 '싸이렌'과 '리베라 메'가 나란히 개봉되면서 영화관
객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의문점이다. 그동안 화재 재난 영화가 없었던 국내영화계에서 그것도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가 거의 같은 시기에 개봉된 데 따른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난 3월 촬영에 들어간 '싸이렌'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리베라
메'는 그보다 2달 후 부산에서 크랭크인됐다. 그래서 '싸이렌'이 '한국 최초의 파
이어액션 블록버스터'란 홍보문구를 달게 됐다.
그러나 기획은 지난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상 비
슷한 소재가 기획되면 서로 조율하는 것이 충무로의 관행. 시네마서비스의 기획자 이하영씨는 "일단 투자자를 확보한 뒤라면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시나리오 검토 단계에선 대부분 알게된다"며 "이럴 경우 자연스런 조율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
싸이렌'과 '리베라 메'는 투자자와 기획자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으면서 강행
된 경우.
최근 개봉된 '시월애'와 '동감'도 이런 관행이 깨어졌다.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비슷한 주제의 두 영화중 '동감'이 먼저 촬영에 들어가 먼저 개봉했다. 그러
나 시나리오가 나온 것은 '시월애'가 먼저. 이미 2년 전부터 기획된 영화다.
비슷한 경우는 임권택 감독의 '축제'와 박철수 감독의 '학생부군신위'. '축제'가
먼저 기획됐으나 저예산 최단기 촬영을 고집하는 박 감독의 '학생부군신위'가 2개
월만에 촬영을 끝내고 비슷한 시기에 개봉됐다.
할리우드에선 영화 기획은 극비에 추진된다. 특히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는 철
저한 비밀주의로 이름 높다. 스탭과 출연진들에게 '정보가 새어나갈 경우 해고해
도 좋다'는 각서를 받을 정도.
당초 선상 액션을 그릴 예정이던 '다이하드 2'가 기획단계에서 스티븐 시걸 주연
의 '언더 시즈'에게 빼앗기면서 이런 비밀주의가 할리우드의 관행으로 굳혀지고
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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