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잘 나가던 스포츠 에이전트 톰 크루즈는 돈만을 추구하는 생활에 회의를 느껴 직장내에서 '인간 선언'을 하자 곧 바로 해고당한다. 대부분의 동료들이 그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그는 고생길을 걷지만 결국 성공을 거둬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이 영화처럼 극적인 상황이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웹 시장에서.
'웹강령 95'(데이비드 와인버거 외 지음, 황진우 옮김, 288쪽, 1만2천원)는 다소 딱딱한 책 제목으로 인해 스쳐 지나가기 쉽지만 흥미로운 내용으로 광고, 홍보와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시장'의 본질과 혁명적 변화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제리 맥과이어'는 '인간적 관계'를 선택했을 뿐이지만 '웹 시장'은 필연적으로 빚어지고 있는 '인간 관계에 의한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100여년간 세계는 대량 생산과 대량 판매에 의한 경제구조를 지속해왔다. 대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생산 규모의 차이만 다를 뿐 과장되고 일방적인 광고를 통해 규격화된 제품을 알리고 이를 판매하는 것이 이 방식의 특성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비인간화를 초래했다. 분업체제를 적용함으로써 종업원들의 전문성과 의견은 무시되고 소비자들도 공급된 제품에 대해서만 선택할 수 있을 뿐 자신들의 취향은 고려되지 않아왔다.
웹 시장은 이러한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변화의 열쇠는 바로 '대화'이다. 웹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조롱하고 까탈을 부리고 찬양할 수 있는 대화가 가능하고 이것이 급속히 전파됨으로써 기업들에 대해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다품종 소량화의 생산은 웹시장의 형성으로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아직 많은 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모르거나 두려워하고 있다. 웹시장에서도 일방적 광고로 제품을 판매하려 하는가 하면 기업내에서도 기존의 상명하달식 의사전달체계를 고수하려 하고 있다. 변화를 받아들이길 거부하면 기업의 운명은 조만간 임종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웹강령 95'는 웹 시장의 형성으로 야기된 경제구조의 혁명적 변화를 간파한 저자들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선언문 95조에 빗대 만든 클루트레인 선언서(www.cluetrain.com) 95개 강령으로 그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진과 말단 직원, 기업과 소비자들이 모든 형태의 인간적 대화를 통해 웹 시장안에서 관계를 맺고 '대화'를 중요시하면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흥미로운 경험과 실례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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