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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천지개벽론과 남북 경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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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문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장쩌민(江澤民)중국 주석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한 "중국공산당이 채택한 개방.개혁 정책은 옳은 것이었다"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앞으로 북한은 개혁.개방에 속도를 붙일 것이며 그 방식은 큰틀로서는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라는 중국식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자본주의 오염을 우려한 북한으로서는 경제특구라는 수단은 주민과 자본주의를 최대한 분리시켜 놓을 수 있어 제격이다. 그러나 개혁'개방의 구체적 모델로서는 중국모델이 맞지 않다. 왜냐하면 국내저축이 많았던 중국과 달리 북한은 60년대 우리와 마찬가지로 국내자본이 빈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 모델로서는 투자자금을 외국자본에 의존하는 박정희모델을 채택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남북경협은 어느 때보다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자연히 대구.경북의 업체들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섬유와 안경태업계에서 개성공단 투자에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분야는 우리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한의 노동력이 합친다면 국제적인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상하이를 보고 말했다는 '천지가 개벽됐다'고 했고 수행원을 보고 "우리도 상하이같은 도시를 하나 건설할 수 없느냐"고 부러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 부러움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투자장벽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나진.선봉지역의 경제특구가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사상해방의 선언을 통해 자본주의를 받아들였으나 북한은 소위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표현으로 대외적으로는 폐쇄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는 체제안전에는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자본의 유치나 경제발전에는 크게 장애가 되는 일이다. 국제표준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도 없는 세계화시대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동시에 외국 자본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바로 나진.선봉지역 경제특구가 실패한 원인이다.

그러나 신중론도 없지 않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신사고가 어느 정도 파급효과를 거둘 것인지 그리고 자본주의 영향으로 북한 주민이 동요를 일으켜 북한이 체제불안을 느낄 때도 개혁.개방을 지속할 것인지 등에 대한 불안이다. 이러한 불안까지 씻어주는 조치가 나온다면 더욱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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