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의보 재정파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내각 총사퇴를 거듭 요구한데 이어 민주당을 대권 놀음에만 열중하는 '따로 정권'으로 맹비난하는 등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3일에도 대변인실 논평을 통해 여권 측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국가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는데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유유자적 지방나들이에 바쁘고 이인제 최고위원은 인도로, 한화갑 최고위원은 미국으로 훨훨 날아 다니고 있다"며 "현재의 민주당은 국민과 국가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포기한 '자포자기 정당'으로 브레이크가 완전히 고장난 '민주 대선 자동차'"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권철현 대변인도 "의보 재정파탄 역시 '과시주의'와 '개혁 한건주의', ' 대통령의 오기정치'가 어우러진 대참사"라며 "국정 정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한나라당은 "흐트러진 민심과 여기저기 둑 무너지듯 터지는 정책파행을 수습하기 위해 내각 총사퇴 후 국정 쇄신을 위한 전면 개각을 즉시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대변인실은 "현재의 내각으로는 도저히 국가적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기 힘들다"며 쟁점 사안들을 조목조목 내세우며 내각 총사퇴론을 거듭 주장했다.우선 "정략적 야합을 위한 의원 임대차 사기극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희대의 코미디였다"고 비난하면서 "모방송국 시사프로의 전화응답자 중 77%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대답했다"며 여론조사 결과 까지 제시했다. 또한 "민주당·자민련·민국당간 3당 정책연합 추진은 '비(非) 한나라당, 반(反) 이회창 전선'을 만들어 장기집권을 도모하려는 책략"이라며 "여론 조사 참가자중 과반수 이상이 정략적 야합이라고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갑작스런 언론사 세무사찰과 공정위 조사는 명백한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술수이며 4대 경제개혁 실패 역시 여당의 권력 나눠먹기와 야당 죽이기에 몰두한 결과"라고 몰아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건강보험 재정위기와 관련, "(재정위기를) 예측·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앞에 죄송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와 자책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성순 제3정책조정위원장이 당의 대책안을 '대외비'로 보고한데 대해 박상천 최고위원이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하자 김 위원장이 "이 안도 근본대책"이라고 맞받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해 이 문제로 신경이 예민해진 당내 분위기를 반영했다.
김 위원장은 자리를 불과 절반도 못채운채 진행된 최고위원들간 논란을 지켜보다 회의 말미에 "최고위원들이 당에서 하는 일이 뭐냐"고 목소리를 높여 회의 분위기가 다시 험해지기도 했다.
박상규 사무총장은 "의보재정 문제를 정부와 당이 모두 알고 대책을 논의중인 상황에서 불쑥 국민건강보험공단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적자규모를 밝히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고 공단측을 원망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선 의사와 약사의 고통분담과 의보수가 재조정(인하), 당정간 책임전가 자제, 당의 책임 자성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으나 최고위원들이 12명중 5명밖에 참석하지 않아 결론없이 내주 다시 논의키로 하고 산회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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