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어떤 의미에서 국가 권력의 희생양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 가족의 사랑 때문에 이를 생각지 못하고 있지요".
대구가톨릭대 노어노문학과 이득재 교수는 '가족주의는 야만이다'(소나무)에서 가족은 신성하지만 가족주의는 불온하다고 강조한다. 가족주의는 국가가 가족에 대해 저지르는 무책임한 폭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
이 교수는 우리의 국가체제는 가족=국가라는 등식의 가면을 뒤집어쓴, 국가주의체제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국가가 수행해야 할 공적인 책임을 가족에게 완전히 전가시키는 가국(家國)체제라고 정의한다.
"파시즘 체제인 이런 가국체제를 깊이 인식하고 통찰해야 합니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관점에서 한국사회의 가족주의를 비판한 이 교수는 IMF로 인한 노숙자의 증가, 가족동반자살, 원조교제, 사교육 광풍, 묻지마 관광, 마라톤 중독증 등 우리 사회의 편집증적 현상에 대해 분석하면서 '사회'가 없는 한국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대안은 없는 것일까. 가국주의의 흐름을 절단하기 위해서는 "가족에서 유목으로, 국가주의의 파시스트적인 욕망으로부터 가족을 탈주시키는 것이 바로 해법"이라고 이 교수는 말한다. 가족을 억압하고 개인의 욕망을 거세하는 가족사회를 폐기하고 '시민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결론 짓는다.
"사회적 억압을 가족적 억압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국 체제의 본질이라는 것을 통찰할 때 진정한 욕망의 해방이 가능합니다".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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