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사태, 지역갈등 비화

포항이 한동대 사태로 시끌법적하다. 학교재단과 지역사회의 갈등으로 불거져 5년이지나도록 계속되는 문제가 지난 11일 한동대 총장과 부총장의 법정 구속후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양측간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공방 등 사태 전말을 알아본다.

◇한동대 사태 왜 불거졌나

한동대는 지역 주민들의 4년제 유치운동에 힙입어 지역 사업가 송태헌씨가 사재 320억원을 출연, 95년 3월 개교했다. 송씨는 그러나 5개월 뒤 자금난으로 재단을 포항 선린병원과 합병시키고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지역 사회단체와의 갈등은 이후 벌어졌다.

포항지역사회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김영길 총장이 학교를 기독교 특성화 대학으로 끌고 감으로써 종합대학이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할 문화,경제,의식,인재 배출 등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한동대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한정추)를 구성, 대응에 나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소송으로 얼룩진 한동대

그동안 양측은 수십건의 송사를 벌였다. 소송은 크게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으로 나누어져 있다. 민사소송은 설립자인 송씨가 제기한 것으로 내용은 한동대 법인인 현동학원재단과 선린병원간에 합병을 했으나 뒤늦게 관련법을 검토한 결과, 학교법인과 의료법인은 합병할수 없도록 하고 있는만큼 당연 무효라는 것. 1심과 2심에서는 송씨가 패소,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오는 10월쯤 최종 판결이 나올 전망. 재단 소유권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판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형사소송은 설립자 송씨와 한정추가 함께 제기했다. 한정추는 한동대 사태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자 99년 교육부에 특별감사를 요청했고, 교육부가 감사후 김 총장 등을 경고하는데 그치자 감사 결과를 토대로 김총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총장과 오성연 부총장은 형사 소송 1심 재판에서 무고,사문서 변조,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지난 11일 선고공판에서 법정구속됐다. 김총장은 징역 2년, 오 부총장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다.

◇김 총장의 법정구속후 공방 더욱 가열

김 총장이 법정구속되자 한정추는 성명을 통해『설립자를 무고로 고소하고 학교 자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김총장의 법정구속은 사필귀정으로 학교가 정상화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교육인적자원부에 김총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또 관선이사 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동대측은『법원이 인정한 김 총장 등의 혐의는 신설대학으로 재정난속에서 학교발전을 위해 애쓰다가 빚어진 것』이라며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은 것인만큼 법정구속은 지나치다며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한동대 교수협의회도 28일 성명을 통해 『1심 재판은 형평성과 타당성,적절성이 결여되었다』고 주장하고 총장 등의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김 총장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한동대 학생회도 김 총장의 구명을 위해 뛰고 있다.

한편 한정추는 28일 한동대 교수협의회가 발표한 성명과 관련한 반박 성명서를 29일 발표,『김 총장 등이 개인의 벌금을 학교 공급에서 빼내 지급하는 등 8개 항목에 걸쳐 혐의가 인증됨에도 한동대측이 학교를 위해 노력한 것이라는 등으로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사법부에 대한 도전과 명예훼손을 중단하고 판결을 검허히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양측간 시각, 너무 커 문제해결 방안도 팽팽

한정추는 한동대가 기독교 특성화 학사 행정대신에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되 연세대,이화여대,계명대와 같은 일반대학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등의 건학이념에 따를 경우 당장 해산하고 학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11만여 포항시민의 서명을 받아 설립된 배경을 유념, 지역 학생들에 대한 문호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한동대측은 이에 대해『한정추가 한동대를 선교사 양성대학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입학생 중 20∼30%는 비 기독교인』이라고 말하고 입학기준은 수능성적 7%내이나 포항지역 학생들에겐 25%이내면 가능토록 하고 있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올 입학생 660명중 포항지역 학생들이 65명으로 10% 정도고, 야간부 50명은 모두 지역인들이라면서 한정추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민들, 중재 요구 비등

상당수 시민들은 5년 넘게 끌고 있는 이 문제가 최근 더욱 가열되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크고 작은 사안에 줄곧 목소리른 냈던 지역 지도자들이 방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 드높아 지고 있다.

현재 한정추와 한동대는 공식적으로 이 문제와 관련, 대화를 해본적이 없다. 한정추가 한때 한동대측에 대화를 요구한 적이 있었지만 학교측이 시민을 대표하는 단체로 보기 어렵다며 거부, 무산됐던 것. 이후부터 지금까지 양측은 서로의 주장과 입장만 주고 받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 시민은『한동대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독교계와 비기독계교간의 갈등으로 비춰지기도 하는등 후유증이 적잖다』며 사태의 조기 해결을 촉구했다. 또 다른 시민은『지역대학과 시민이 함께 지역 발전을 생각하고 이끌어 가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갈등은 지역을 위해서라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이라며 시장과 국회의원,종교지도자 들이 적극 나서 중재하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중재가 잘 이루어질 경우 양측간의 문제가 의외로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