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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 대구 2부-세계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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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문화거리

부산의 한 중견 패션 디자이너가 대구에 볼 일이 있어 왔다가 대구에 문화거리가 있다는 말을 떠올리고 택시를 탔다. 서울의 인사동 거리쯤을 기대했던 그 디자이너는 봉산문화거리를 한 바퀴 돌아본뒤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그 디자이너는 훗날 대구의 지인들에게 "대구의 문화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되는가?"라고 물어 그 자리에 있던 대구사람들 모두가 얼굴을 붉혔다고 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문화거리'를 취지로 지난 91년 조성된 봉산문화거리. 그러나 20여개 화랑이 여는 고만고만한 미술전시회 외엔 눈길을 끄는 볼거리나 즐길만한 문화행사를 찾아볼 수 없다. 온갖 이질적 상업시설이 뒤섞여 있는 거리에선 좀처럼 문화적 감흥을 느낄 수도 없다. 문화가 실종된 문화거리이다.

대구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문화거리가 이러할진대 대구의 다른 곳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마디로 외국인들이나 외지인들에게 보여줄 대구의 문화가 없다. 각종 문화시설이 몰려있는 서울이나 국제영화제가 있는 바다도시 부산과 달리 분지의 도시 대구는 아무런 문화적 특색없는 삭막한 도시의 이미지를 벗기 어렵다.

'국제도시 대구'를 지향하는 대구가 명실상부한 문화도시, 다양한 문화예술이 살아움직이는 그런 거리를 만들 수는 없을까.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예술공간에만 갇혀있는 문화예술을 바깥으로 자연스레 이끌어내고 일부 계층만 향유하는 문화예술을 대중에게로 확산시키는 노력 등이 뒷받침돼야한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최근 봉산문화거리에 복합문화공간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함께 젊은 문화지킴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거리문화를 만들어가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어 희망을 갖게 한다. 지난 4월 결성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활발한 거리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최근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열린 '제1회 대구거리마임축제 몸굿 2001'도 거리문화 조성을 위한 좋은 시도로 평가받았다.

문화가 살아있는 거리로 만드는 일은 한 순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문화예술인들의 노력과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지원, 한 사람의 공연에도 뜨거운 시선을 보낼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합쳐지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굵직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선진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대구시와 시민, 문화예술인 모두가 한 걸음을 내디딜 차례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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