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시모집 원서 접수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하향 안전지원이었다. 수능 점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총점 석차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배치기준표보다 낮춰 원서를 낸 것. 그러나 그 외에도 지역 대학들에서는 특이한 몇가지 현상을 이번 입시가 드러냈다.
◇자연계열 학과 경쟁률 하락=자연계 수험생의 절대 숫자가 작년보다 크게 줄어든 가운데, 교차지원까지 불허하자 경북대 자연대·공대 경쟁률이 크게 낮아졌다. 물리·화학·생물학과군(1.62대 1), 통계학과(1.33대 1), 생명공학부(1.37대 1), 전자전기컴퓨터학부(1.46대 1), 재료공학군(1.69대 1), 기계공학부(1.46대 1), 건축학부(1.57대 1) 등이 대표적.
교차지원을 허용한 대학도 상황은 비슷해 영남대 응용화학공학부는 1.98대 1, 자연자원대는 2.13대 1(평균)에 그치는 등 대학 전체 평균 경쟁률에 못미쳤다. 영남대 관계자는 "인문계에서 자연계로 교차지원한 비율이 예상보다 적은 20%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시내 대학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응시 자격기준을 충족시키는 수험생 자체가 감소해 서울대 공학계열은 1.39대 1, 자연대는 2.08대 1에 그쳤고, 연세대 공학계열은 1.75대 1, 포항공대는 2.38대 1이었다.
◇지역 '나'군 대학 경쟁률 하락 =또하나 나타난 특징은 '나'군에 속한 지역대학들의 경쟁률이 작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신입생을 각각 4천명 이상 선발하는 영남대·계명대·대구대 등 3개 대학이 한 군에 몰려 있기 때문. 이런 일은 입시 사상 처음이었다.
평균 경쟁률만 놓고 본다면 그 중에선 대구대가 가장 선전했다. 그러나 대구대도 3.4대 1에 불과했고, 영남대는 2.43대 1, 계명대는 2.05대 1에 불과했다. 작년엔 대구대가 , 계명대는 5.42대 1이었다. 계명대 관계자는 "지역 수험생 전체 숫자가 감소한데다 지역 중위권 대학이 한 군에 몰리고 경남의 경남대·울산대도 가세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인기·비인기과 양극화 심화=자연계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의대만은 예외였다. 이는 인기·비인기 학과 사이에 간극이 더 커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여하는 취업 유불리에 크게 좌우됐다.
경북대 의예과·치의예과는 2.36대 1을 기록해 대학 전체의 평균 경쟁률 1.96대 1을 훨씬 웃돌았다. 사범대 대부분 학과도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체육교육과는 4.56대 1이나 됐다. 대구교대도 평균 경쟁률이 3.79대 1이었다.
경산대 한의예과는 4.99대 1로 작년보다 더 높아졌으며, 영남대 약학부는 7.06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남대 사범대 국어·영어교육과와 중국 열풍을 힘입어 동양어문학부(3.70대 1)가 인기과로 떠올랐다.
계명대에선 의예과(4.56대 1), 간호학부(2.68대 1) 등이 강세였고, 대구가톨릭대 약학부(10대 1), 대구대 물리치료학과(5.5대 1)에도 지원자가 몰렸다.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현상이 빚어져, 의대 경쟁률은 서울대 3.96대 1, 연세대 4.43대 1, 고려대 4.21대 1, 성균관대 5.21대 1, 경주 동국대 12.8대 1로 나타났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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