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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이민 100년...고종 스승 이종오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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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이민선에는 고종 황제의 스승이었던 왕족 이종오 선생도 타고 있었다.

세종대왕 넷째 아들의 후손인 그는 40세 때 부인 김경은과 9세된 아들 이봉호를 데리고 비운의 이민길에 올랐다.

그의 손녀인 텔마 이(이덕순·83·유카탄주 메리다시)씨는 "할아버지는 일제에 저항하며 후학을 양성하다 부친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홧김에 이민선을 타셨다"고 밝혔다.

이 선생은 이민길에 4명의 내시와 젊은 여자 몸종을 동반, 고종의 특사로서 모종의 밀명을 받아 이민선을 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그가 주위에 자신에 대한 말을 잘 하지 않아 실체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선생은 메리다 한인회 간부와 한글학교 교사로 존경받으면서 의지할 데 없고 살기 막막해 희망도 없었던 한인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

그의 아들이 결혼할 때인 1918년 메리다를 방문한 도산 안창호 선생이 주례를 선 점으로 미뤄 서로 상당한 친분관계를 유지,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조국광복을 위해 애쓴 것으로 보인다.

텔마씨는 "불자였던 할아버지는 농사일을 몰라 이민 초기에 상당히 고생했으며 멕시코에서 독실한 안식교인이 됐다.

그는 꿈에도 그리던 조국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1946년 9월9일 한인사회가 슬퍼하는 가운데 타계, 메리다의 판테온 헤네랄 공동묘지에 내시 3명과 함께 묻혔다"고 말했다.

이 선생의 몸종은 이민생활에 적응치 못해 자살했다.

텔마씨의 장남으로 이 선생의 외증손자인 율리세스 박 이(63)씨는 기업가로 성공, 메리다 한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서유견문'을 지은 개화정치가 유길준의 삼촌인 유진태도 멕시코 이민의 일원으로 이민사회 발전에 기여했다.

그의 부인 김신영은 1919년 3·1운동 소식을 듣고 메리다에서 대한여자애국단을 창설, 단장을 맡았다.

메리다=강병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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