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원화섬(주)〈경북 구미시 공단동〉은 '겅호(Gung Ho)'와 '4C'란 독특한 경영기법으로 거듭난 복합사(絲) 전문기업이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이 경영기법을 통해 부지런한 사원, 끈끈한 팀워크, 격려하는 경영자의 세박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시스템은 결국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불러왔다.
성실성, 팀워크, 보상 등을 원칙으로 하는 '겅호'와 히딩크식 경영방식인 신뢰, 대화, 경쟁, 팀워크 등 '4C'는 일맥 상통한다.
미국의 한 공장장이 침몰 직전의 회사를 회생시킨 리더십과 팀워크를 일컫는 '겅호 정신'은 다람쥐, 비버, 기러기 등 3가지 동물의 독특한 생존방식에 비유된다.
제원화섬의 직원들은 윗사람의 간섭이나 지시를 거의 받지 않고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
생산설비에 부착돼 있던 정(正), 부(副) 책임자명도 간부에서 현장 직원명으로 바꿨다.
기계 오작동, 불량률, 업무실적 등도 직원 스스로 평가한다.
설비작동이나 생산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으면 찡그린 얼굴의 빨간 스티커를, 약간 문제가 있으면 우울한 모습의 노란 스티커를, 만족스럽다면 웃는 모습의 파란 스티커를 붙이는 식이다.
직원들은 빨간 스티커를 파란 스티커로 바꾸기 위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에 열심히 도토리를 모으는 '다람쥐 정신'을 적용한 것이다.
제원화섬은 당초 과(장)-부(장) 체제로 나눠졌던 조직을 지난해부터 6개 팀으로 시스템을 바꿨다.
생산, 관리, 회계 등 업무의 주요 의사결정은 팀 단위에서 이뤄지고 상당수 결재도 대리급에서 전결 처리된다.
빨간, 파란, 노란 스티커의 집계를 통해 이뤄지는 보상이나 인사고과도 팀별로 이뤄진다.
매월 실적이 좋은 팀에게 30만원씩 지급하는 '비버상'도 팀워크가 밑바탕이 된다.
서로 힘을 모아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큰 나무들을 호수로 날라 홍수때 뗏목집을 마련하는 '비버 정신'이다.
제원화섬에는 사장 결재가 거의 없다.
최고 경영자는 회사 운영방향과 원칙만 제시할 뿐이다.
또 간부들은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과 동기부여에 관심을 쏟는다.
'다람쥐상' '비버상' 등을 만들어 직원들을 격려하고, 새 집기로 사무실 환경을 바꾸거나 후생복리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것. 제원화섬은 지난해 15%대의 임금을 인상했지만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축소로 인해 경영상 별다른 추가부담은 없었다.
따르는 무리를 격려하며 앞길을 헤쳐나가는 '기러기 정신'이다.
성억중 제원화섬(주) 주임은 "겅호 정신을 배우면서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게 돼 일의 능률도 오르고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직 구성원에 열정을 불어넣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이같은 '겅호 정신'으로 직원들은 신명나게 일하고 경영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면서 '윈-윈'하게 된 것이다.
제원화섬은 이같은 경영기법에다 첨단 종합경영정보시스템(tex-ERP)을 구축, 원사(絲) 생산부터 출고 관리까지의 바코드 시스템을 바탕으로 웹서버와 그룹웨어를 연계시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장간 분산됐던 생산과 영업, 재고 관리, 경영지원 관리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같은 혁신경영은 결국 지난 98년 300억원대이던 매출규모를 4년만에 두배 이상 늘렸고 320%이던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동안 100% 이하로 크게 낮추는 성과를 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