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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한 여자의 위태로운 부부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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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신경숙 지음/문학동네 펴냄)

중견작가 신경숙(40·사진)씨가 신작 소설집 '종소리'(문학동네刊)를 냈다.

1985년 중편 '겨울우화'로 '문예중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지 18년만에 내는 다섯번째 소설집이다.

표제작은 17년간 다니던 회사가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자 방황하는 남자와 아기를 세번째 유산한 여자의 위태로운 부부생활을 소재로 삼았다.

남자는 거식증으로 한없이 야위어가고, 잉태를 하지 못하는 여자는 남자로부터 떠날 생각을 품는다.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은 중년부부의 불안정한 내면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외견상 심리소설로 읽힌다.

세 번의 유산을 통해 스스로 '모성의 결핍'을 대면해야 했던 여주인공은 메말라가는 남편의 육체를 바라보며 탈속(脫俗)을 대리체험하고 마침내 구원의 빛을 본다.

작가는 작품의 첫머리에서 "당신은 돌아온 새 같다.

이젠 어디에나 깃들일 수 있는 새 같다"며 새가 날아와 깃들일 수 있는 보금자리로서 모성애의 회복, 생명의 순환적 구도를 미리 밝혀 놓았다.

작가는 후기에서 "내게 소설쓰기란 종내엔 어머니 마음 가장 가까이 가기 일 것이다.

금간 것들, 결별한 것들, 아름답지 못한 것들,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들, 소멸의 운명에 처한 것들, 한쪽으로 쏠린 눈을 가진 남루한 것들을 포용한 야성적인 어머니 되기"라고 적어놓았다.

수록작들은 2000년 이후 문예지 등을 통해 발표한 최근작들이다.

동료작가 채영주의 죽음을 소재로 삼은 '혼자 간 사람' 등 모두 6편이 실렸다.

296쪽. 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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