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대참사를 통해 지하공간 재난 대처 능력이 바닥 상태임이 드러난 가운데 속속 들어서고 있는 고층 건물에 대한 소방능력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에 들어선 20층 이상 건물은 상업용이 11동, 아파트가 509동이나 되는 데다 고층화 추세는 갈수록 강해져 침산동에 40층 및 42층짜리 주상복합빌딩이 들어설 예정인가 하면 대봉동 옛 대구상고 부지에는 44층 짜리, 두산동에는 48층짜리 건물 신축까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고층건물 화재 때 필요한 고가사다리차는 6대밖에 없고 그마저 감당할 수 있는 높이는 12∼15층밖에 안되고 있다.
1대는 52m, 5대는 46m까지 밖에 오르지 못하는 것. 이때문에 덕산동 삼성금융플라자(25층, 109m) 경우 고가사다리차로는 중간 높이밖에 접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구 소방본부가 갖고 있는 펌프차와 물탱크차 담수 능력도 각각 3t 및 10여t에 불과,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간이 2~3분에 불과하다.
소방 특수차량 15대는 15년 이상된 낡은 것이어서 한 소방서 관계자는 "특수차량의 엔진 출력이 낮아 오르막길을 제대로 오르지 못하고 물탱크차가 운행 중 멈추는 일이 잦아 신속한 출동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제작 업체가 경기도에 있어 수리나 부품교체는 역내 일반 자동차정비공장에 맡기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대구에서는 고층건물 화재 진압을 위한 별다른 훈련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아 체계적인 전문 소방인력 양성이 어렵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소방훈련 규정은 오히려 대폭 완화돼 고층건물에 대한 민관 합동 소방훈련조차 거의 실시되지 않고 있다.
1993년 이전에는 11층 이상 모든 고층건물에 대해 연간 1차례씩 합동 소방훈련을 했으나 지금은 자체 훈련으로 대치토록 돼 있다는 것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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