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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청와대에 거부권 빌미 제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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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노무현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간의 영수회담이 한나라당 내부의 이견으로 연기됐다. 노 대통령과 박 대행의 영수회담이 노 대통령에게 대북송금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10일 오전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 대행에게 노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위해 한나라당을 방문하겠다고 제의했을 때만 해도 영수회담 개최는 확정적이었다.

박 대행이 『특검제 문제의 재론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청와대는 회담에서 특검제 수정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어 격론은 예상됐지만 영수회담 자체가 연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오후 들어 돌변했다.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대표 선출방법 등 당 개혁안을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특검법 처리시한(14일)을 앞두고 특검법 수정을 추진하고 있는 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거부권 행사를 위한 자리 만들어주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어 특검법에 대한 어떠한 정치적 흥정도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의 결의문이 채택되는 등 강경 일변도였다.

이에 따라 박 대행은 이날 저녁 긴급 당직자회의를 소집, 일단 노 대통령의 방문을 연기하고 11일 오전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회담 개최여부를 다시 논의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일부 당직자는 확정된 대통령의 당사 방문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는 것은 예우에 맞지 않다는 신중론도 있었으나 대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에 열린 당직자회의에서는 영수회담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영수회담은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이 생각하는대로 영수회담에서 특검제 논의를 하지말자는 요구를 청와대가 수용할지 의문이고, 그렇다고 특검제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노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하는 것도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영수회담이 열리지 못할 경우에도 부담이 따르긴 마찬가지다. 특검제 재론 가능성을 이유로 회담을 연기하는 것은 당리당략에 집착한다는 비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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