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바보로 만드는...(미즈노 순페이/아이디오 펴냄)
미즈노 순페이. TV프로그램에 자주 나와 전라도 사투리와 순박한 인상으로 인기를 끄는 전남대 교수다.
그가 이번에는 동료 일본인과 함께 재미있는 책을 썼다.
그는 '한국인을 바보로 만드는 엉터리 책 비판'(아이디오 펴냄)을 통해 이같은 화두를 던진다.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이 정도로 무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같은 엉터리 지식으로는 일본을 절대 이길 수 없다".
한·일간의 가상대결이나 관계를 다룬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일본 지식인의 눈으로 그 책들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수준 이하라는 얘기였다.
그는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무지와 편견, 오해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있는지를 실증하려 한 것 같다.
그가 엉터리소설로 분류한 소설과 학술서 등 출판물은 모두 34종. 일본에 대해 정확하지 못한 정보를 전달하거나 객관성, 타당성을 갖추지 못했던 책들을 모두 포함시켰다.
그중 베스트셀러인 '일본은 없다'(전여옥 지음)는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고 일본인은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민족'이라는 단순명쾌한 논리로 일본인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에만 열중한 책이다.
'데프콘'(김경진 지음)은 군사지식은 만점, 그밖에는 채점불능이란 점수를 줄 만한 대작이지만 한·일간 전쟁의 이유를 전혀 알 수 없게 했고, '일본대란'(이규형 지음)은 야쿠자와 자위대원이 뒤섞여 처절한 용두사미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으로 독자들을 탈진시킬 정도로 무리를 거듭한 소설.
'일본 문화의 수수께끼'(김문학·김명학 공저)는 학구파 형제가 늘어놓는, 아무리 생각해도 쓸모없는 일본의 수수께끼 퍼레이드이고, '고대로 흐르는 물길'(김인배 지음)은 1990년대 한국을 뒤흔든 고대 한글 발견 소동의 진상은 모두 엉터리였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 저자들의 일본 여성 비하가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일본이다'(임영훈 지음)에서는 '일본 여성이 다리가 짧은 것은 기마민족 출신 때문' '일본여성은 정조관념이 없고 결혼전까지는 마음대로 놀아도(?) 된다'라는 한국사회의 일반적 통설이 등장하고 있다.
강철수의 만화 '밤사쿠라'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한국 남성과 자고 싶어하는 일본 여성이 자주 나오고 있으며 '일본은 없다'에서도 "일본의 첫인상은 여자들이 정말로 못생겼다는 사실이고 일본 여자들은 섹스를 너무 좋아한다"고 적혀 있을 정도다.
그는 극단적인 민족주의나 전도된 애국주의로는 진정한 극일(克日)을 이룰 수 없다면서 윤봉길 의사의 말을 인용하며 결론을 맺었다.
"무지와 왜놈은 공적이다". 책 표지가 다소 조잡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괜찮은 책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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