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신원 미확인 유해의 유가족 첫 인도가 22일 오전 월배차량기지에서 이뤄졌다. 이날 가족에게 유해가 인도된 사망자는 대구가톨릭대 체육교육과 테니스팀 김종석(22.부산 대연3동) 서동민(22.서울 가양동) 김택수(20.서울 방화동)씨 및 방민휘(19)군 등 4명이다.
0…유해가 안치돼 있는 월배차량기지에서는 오전 8시20분쯤 35인승 장의차 4대가 대기 중인 가운데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희생자 유족 100여명과 대구가톨릭대 학생 70여명 등은 영정을 안은 채 대학측이 마련한 대형버스 4대를 타고 숙연한 분위기 속에 오전 8시40분쯤 차량기지로 도착해 대기실에서 한숨과 눈물을 쏟으며 유해 인수와 입관 절차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사망자 김택수씨의 어머니 고명옥(48)씨는 "주위에서 택수의 유해를 직접 보지 말라고 말렸지만 엄마가 자식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며 "천국으로 먼저 가 있으라고, 나도 열심히 살아서 꼭 만나러 가겠다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0…대구가톨릭대 체육교육과 학생 70여명도 유가족 대기실에서 슬픔을 함께 했다. 서동민씨의 절친한 친구라는 김정민(21.체육교육과2)씨는 "동민이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며 "참사를 당한 친구들을 위해 체육교육과 모든 학생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0…유가족들은 9시40분쯤 유류품 확인 절차, 시신 인도 관련 행정 절차 등을 마치고 주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유가족들은 신원확인서.시체검안서.시신인수서.유류품인수서 작성 절차도 밟았다. 그러나 일부 유가족들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입관실에조차 들어가지 못했다. 서동민(22)씨의 어머니 박인숙(48)씨와 김종석(22)씨의 어머니 오성자(51.부산 대연동)씨는 입관실 밖 시멘트 바닥에 엎드린 채 대성통곡,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박씨는 "차마 아들의 유해를 직접 볼 수 없다"고 오열했고 오씨는 "부디 편한 곳에서 못다한 꿈을 이루라"며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0…유가족들은 가족별로 5명씩 한정해 주공장으로 들어가 유해를 확인한 뒤 수의를 입히고 염을 해 입관했다. 상당수 유가족들은 차마 유해를 똑바로 쳐다 보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유해 확인 및 입관까지는 유가족당 20분 가량 걸려 당초 예상(30분)보다 신속하게 진행됐다.
0…10시30분쯤 김종석씨의 관이 처음으로 장의차에 실렸다. 어머니 오성자(51)씨는 "종석아 이놈아 이러면 안된다. 엄마만 두고 가면 안된다,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통곡했다. 나머지 유해 3구의 관도 10분 간격으로 차례차례 장의차에 실렸다.
0…국과수 측은 희생자 4명의 유류품으로 불에 탄 열쇠, 목걸이, 지갑, 반지 등 8점과 테니스 라켓 7점을 확인해 유족들에게 넘겨줬다. 국과수 관계자는 "이는 희생자 것으로 확실히 밝혀진 것들이고 다른 희생자들의 것과 겹치는 것으로 보이는 일부 유류품은 일단 보관키로 했다"며, "추후 발견되는 유류품 등은 전체 희생자 합동장례 때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국과수는 또 이날 전체 희생자들의 유류품 전시를 시작했으며, 오후에는 유해 인도 절차와 관련한 유가족 설명회도 열었다. 주공장 한켠에 마련된 유류품 전시장에는 1080호 전동차에서 발견된 5천여점의 유류품이 전시돼 있으며, 별도의 공간에는 시민회관에 전시됐던 유류품과 중앙로역사 수거 유류품 200여점이 전시됐다.
0…유가족들은 오전 10시50분쯤 차량기지를 출발, 대구가톨릭대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이 대학 사범대학장으로 치러진 이날 장례는 낮 12시30분부터 오후 1시40분까지의 영결미사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유가족들은 오후에 유해를 화장하기 위해 대구시립 화장장으로 출발했다.
0…월배차량기지에는 대구시 수습대책본부 유족대책반원 등 공무원 14명이 나와 관련 준비를 도왔다. 또 대구시 종합복지회관에서 10명, 이마트 월배점.성서점에서 8명이 나와 유족들에게 컵라면.음료수 등을 자원봉사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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