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결산 기업들의 주총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변화에 맞춰 주주이익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나하면 주총 행사장에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시각자료를 동원하는 열린 주총까지 선보였다.
특히 비슷한 영업이익을 내고도 배당에서는 최고 열배 이상 차이가 나는 업종도 적지않아 주주들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는 기업이 있다.
◆주주 이익 중시 경향
올해 주총에서는 무엇보다 소액주주들의 권리찾기 목소리가 높아진 데 발맞춰 회사측도 주주배당률을 확대하거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는 등 주주 중시 경영을 일반화했다.
지난해에 비해 배당률을 대폭 높인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전자. 작년 사상 최고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주당 보통주 5천원, 우선주 5천50원을 배당키로 했으며 삼성물산도 배당률을 작년 3%에서 5%로 높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15%에서 17%로, 대우건설은 5~7년만에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하면서 소액주주 중시차원에서 소액주주들에게는 액면가대비 3%의 배당을, 채권단의 출자전환 주식에는 1%의 배당을 실시하는 차등배당을 결의했다.
◆비슷한 수익에 배당은 천양지차
기업경영에 대한 투명성이 요구되면서 주주 배당에 지나칠 정도로 인색한 기업은 투자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식음료업계의 경우 배당성향(배당금총액/당기순이익)은 회사별로 최하 2.2%에서 최고 32.2%까지 무려 15배의 편차를 지닌다.
주요 업체 가운데 배당성향이 가장 낮은 곳은 남양유업(당기순이익 349억3천만원, 배당금 7억6천만원)으로 2.2%에 그쳐 주주들로부터 '왕소금' 회사라는 따가운 지적을 들었다.
1천원 벌어 주주들에게 22원만 되돌려준 셈이다.
이와는 달리 경북대 출신의 CEO인 배순호 사장이 이끄는 국순당, 빙그레 등은 모두 30% 이상의 배당을 실천, '주주 존중' 기업으로 호평받았다.
빙그레는 지난해 1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매일유업(156억원)보다 18% 많았지만, 배당금총액은 57억원으로 매일유업(6억4천만원)의 9배에 달했다.
국순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67억원에 80억1천만원을 배당, 주류업계에서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기업이 주주들을 얼마만큼 존중하는지를 판단하는 잣대로 배당성향을 매우 중시한다"면서 "배당성향이 낮다고 무조건 비난할 일은 아니지만 많은 이익을 내는 우량주 기업들이 5% 미만의 배당성향에 머무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파워포인트와 인터넷 생중계로 열린 주총
올해 주총 행사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참석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처럼 행사장 전면스크린에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시각 자료를 활용해 경영현황을 설명하는 파격적인 주총방식.
대구은행(은행장 김극년)은 지방분권시대에 맞춰 지역밀착경영시스템을 적절하게 도입한데 이어 지난 26일 주총에서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열린 주총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이날 김 행장은 "올해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들고 지역밀착 경영시스템이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돼 당기순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52% 증가한 2천3억원으로 높여 책정했다"고 밝혔다.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여는 KTF는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는 IR(투자설명회) 형식의 '열린 주총'을 통해 주주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참여와 토론을 유도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남중수 사장이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작년도 영업실적을 보고한 뒤 일반 주주들과 투자기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답변할 예정이며 필요한 경우 담당임원과 팀장의 답변을 통해 경영현황을 상세하고 투명하게 밝히고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번 주총 실황은 지난 14일 열린 모회사 KT의 주총처럼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남 사장은 "기업경영구조의 투명성과 경영진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열린 주총'을 개최해 주주중심의 가치경영 강화에 총력을 다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 아니지만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28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건국 사상 처음으로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쌍방향 대화식 열린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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