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의 아내는 어느 정도 예쁜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르고 내 안에서도 변한다.
정서적 조직을 통해 일어나는 주관적, 또는 심리적인 표현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쁘다' '예쁘지 않다'와 같은 이분법적 표현보다는 "약간, 적당히, 많이…예쁘다"가 자연스럽다.
세상살이도 마찬가지다 '절대로…'나 '죽어도…'는 위험하다.
영화는 반대다.
이분법이 각을 세울수록 비극은 비극답다.
'0과 1, 선과 악'과 같은 절대적인 표현이 더 나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아니라면 배설의 기쁨을 명쾌하게 누리지 못한다.
0.8정도 나쁜 사람에게 0.2정도 나쁜 사람이 복수를 하는 것으로는 가련함이나 무서움이 생기기 무리다.
그래서일까. 서구나 할리우드의 전쟁영화는 철저하게 이분법적이다.
미국은 선의 나라, 상대국은 악의 나라다.
007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한때는 소련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할 존재였고, 쿠웨이트 침공이후는 이라크를 포함한 아랍이 새로운 악역으로 떠올랐다.
북한도 다크호스다.
영화가 동일시와 투사의 정도가 높은 이유는 익명의 수용자들이 어두움 속에서 대형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할 수 있고, 일정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으며, 한번 선택한 영화를 도중에 바꿀 수 없는 탓이다.
결과 영화의 계도성은 다른 어떤 장르보다 뛰어나다.
한번 악인은 영원한 악인이고 한번 선인은 영원한 선인이다.
영화속에서 교활한 표정과 무절제한 행동을 하는 야만인으로 그려지는 아랍인도 마찬가지다.
성미가 급하고 언제라도 단검을 휘두를 것 같은 인상이다.
남자는 하인, 구두닦이, 뱀 부리는 사람이 전부고 여자는 창녀, 배꼽춤 무용수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보인다.
세계 4대 문명발상지 메소포타미아가 지금의 이라크임을 도저히 믿을 수 없게 만든다.
이제 이라크전이 끝나고 다음은…. 북한이 0순위라는 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학교는 학교대로 단체는 그들끼리 서로를 이분법으로 매도하고 있다.
지금은 분명 그럴 때가 아닌데….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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