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르 2세(82)는 20일 부활절 메시지(우르비)를 통해 이라크인의미래는 이라크인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고 선언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싱턴포스트는 비바람에 흠뻑 젖은 채 성 베드로 광장에 운집한 6만여명의 환호속에 교황은 전후 이라크의 미래는 그들 스스로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중동 유혈분쟁등 관심에서 멀어진 '잊혀진' 전쟁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줄곧 이라크전을 반대해온 교황은 "이라크에서의 평화"를 역설한 뒤 "국제사회의 지원과 더불어 이라크 재건의 주역은 이라크인 스스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하고, 교황이 언급한 '국제 사회'는 바티칸 외교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유엔을 지칭한다고 밝혔다.
이라크와 관련한 교황의 메시지는 이라크 전후 재건을 유엔에 의지하도록 미.영연합군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자신의 도덕적 영향력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은 또 "인류의 발전을 위협하는 증오와 테러의 고리를 종식하자"며 "잊혀진전쟁과 적대가 침묵과 태만속에 희생을 낳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믿음을 들어 낙관을 환기시킨 뒤 "인류의 지평이 아무리 어두워 보일지라도 오늘 우리는 부활절 환희의 반짝이는 승리를 찬미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일밤 3시간 동안 부활절 전야 철야 행사를 주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이날 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창백하고 피곤해 보였으며 한때 하품을 하거나 손으로 머리를 흔들기도 했다.
영국에서도 성직자들의 부활절 설교는 이라크 문제가 초점이 됐다. 요크 주교인데이비드 호프는 이라크 재건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미.영 연합군측에 요구했다.
그는 "모든 공언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볼 때 전후 이라크가 잘돼간다는 조짐이 없다"며 "최소한 연합군의 결단과 결의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그다드에서는 이날 수천명의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처음으로 교회에 몰려들어 미군의 점령을 예수 그리스도의 시련(십자가에 못박힘)에 비유하는 설교를 들었다.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 한달을 맞은 가운데 이라크 기독교 성직자들은 (이에) 분노를 표시했다. 바그다드 중심부에 있는 성당 신부인 부트로스 하다드는 "이라크는 미군의 침공과 함게 최근 몇주동안 분노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수백명의 신도들에게 설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라크는 예수가 부활한 것처럼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언제나 부활은 분노 끝에, 기쁨은 고통 후에 온다"고 주장했다.이라크내 50여만명의 기독교인들은 사담 후세인 정권하에서도 종교 박해를 거의 받지 않았으며 성직자들은 후세인의 24년간 철권 통치를 끝낸 미.영 연합군의 침공을 반대했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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