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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문화지킴이-폐교 임대 솔밤 작가촌 꾸민 이수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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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서후면 이송천동의 솔밤(松夜)작가촌. 그 옆을 흐르는 강물이 봄빛을 잔뜩 머금고 있다.

목가적인 풍경을 간직한 이곳은 가난한 화가들의 보금자리이자 이들과 교감을 나눠온 주민들이 만나는 문화공간이다.

솔밤작가촌의 시작은 지난 95년 이수창(76) 전 안동대학 교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후학들의 작업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 폐교된 안동시 서후면 이송천동 송강초등학교를 임대하면서부터.

현재 10여명이 입주해 있지만, 계명대 미대 이원희 교수와 경북미술대전 추천작가인 임지락씨는 변함 없는 붙박이다.

9개 교실중 7개를 작품제작실로, 나머지는 각각 상설미술전시관과 시민미술동호인교실로 꾸몄다.

김근한(전 안동시의회의장)씨 등 그림을 사랑하는 지역 독지가들이 보내준 내장재료로 화가들이 손수 못질과 페인트칠을 해 만든 곳이다.

화가 김종희(44)씨는 "곁방살이로 떠돌던 화가들이 이곳을 통해 그림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동과 북부지역 농가와 산촌, 자연은 항상 그들의 그림 소재가 됐고, 그 작품들이 전국 미술관.갤러리에서 전시되면서 솔밤작가촌을 널리 알리는 전령이 됐다.

지역 동호인들과 그림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속속 찾아 들고 현장 체험학습을 하려는 청소년들이 줄을 이었다.

부산 대구 등 구상작가 단체들과 전국 미대생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시골의 작고 조용한 폐교는 미술창작과 주민 문화휴식공간으로 새롭게 부활했다.

가장 모범적인 폐교활용 사례로 주목받으면서 최근 경북지역의 폐교 미술작가촌은 바로 이곳을 모델로 생겨났다.

그러나 최근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겼다.

안동교육청이 인근 주민들의 매입신청을 받아들여 폐교 매각방침을 확정, 머지않아 작가들이 이곳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수창 교수는 "안동지역에는 미협회원만 100여명이 활동하는 등 어느 중소도시보다 미술계 저변이 넓은데도 문화교육도시를 내세우는 안동교육청이 '팔고 보자는 식'의 자세를 보이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못내 섭섭해 했다.

외롭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역미술계를 살찌우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솔밤작가촌 사람들은 더할 수 없는 상실감에 젖어있다.

행정당국,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또하나의 문화명소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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