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서구청 등이 거주자 유료 우선주차제를 추가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3월부터 대구 처음으로 주택가 노상주차장을 유료화한 남구 대명2동에서 갖가지 문제점과 한계가 드러나 제도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명2동 주택가 주차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아침 출근시간에 차를 치워주지 않아 전화로 재촉하는 일이 일상사가 됐다고 했다. 한 주차공간 주차권을 밤.낮으로 나눠 발급하는 제도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 낮 동안만 주차키로 약정했다는 김창곤(56.대구 남산동)씨는 "밤에 주차해 둔 차를 빼달라고 전화하느라 휴대폰 요금만 한달에 5, 6천원 들어가고 주차 문제로 젊은 사람과 언쟁이라도 벌이게 될 때는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주민들은 또 남의 우선주차 공간에 버젓이 주차하는 얌체행위가 많아 이웃간 다툼도 많아졌다고 했다. 이런 일로 지금까지 단속된 경우는 257건에 달하며, 시비를 피해 주차선 밖에 불법주차 했다가 적발된 경우도 423건이나 된다는 것. 이같은 단속으로 시민들은 그 동안 1천692만원의 과태료와 609만원의 견인료를 문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남구청이 거주자 우선주차제를 시행하면서 방문자를 위한 주차공간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 외부에서 찾는 손님들이 자동차를 견인당하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민 김모(41)씨는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방문 자동차들이 견인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 동네 이미지가 나빠질까 우려된다"며 "하루빨리 공영주차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차공간이 290면밖에 안되는 작은 동네 관리에 구청이 엄청난 인력 부담을 져야 하는 것 역시 해결해야 할 큰 과제로 대두됐다. 대명2동 우선주차 수입은 월 400만원도 되지 않지만 남구청은 지역교통과 직원들을 교대로 파견해 현장을 관리해 오다 다음달부터는 3명으로 구성된 전담반을 편성해 주야간 운용할 계획이다.
이때문에 서울.부산 등에서는 우선주차 지구 관리를 민간업체에 위탁하지만, 남구청 강이성 지역교통과장은 "한달 주차비로 3만~5만원을 받는 다른 도시와 달리 대구에서는 1만~1만5천원밖에 받지 않아 위탁받을 민간 업체를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 서구청은 오는 10월부터 내당1동, 내당4동, 평리3동 중 한 곳에서 우선주차제를 실시키로 하고 여론 조사를 실시 중이며, 중구청은 동인동.삼덕동 일대를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놓고 역시 찬반 조사를 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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