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 11시쯤 대구 중리시영아파트 1지구 후문 앞 당산로. 편도 2차로 도로에서 경찰관 5명과 의경 3명이 뭔가를 한참 의논했다.
잠시 후 무전기를 통해 무슨 연락이 오자 의경 2명이 중앙선으로 뛰어들어 달려 오는 차를 세워 음주감지기를 들이댔다.
그러나 이상이 없는지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무사히 통과했다.
한 경찰관은 "100여m 앞에 다른 경찰관들이 대기하면서 음주운전인듯한 징후가 보이는 자동차 번호를 무전으로 연락해 오면 단속원이 뛰어 나가 해당 차를 검문한다"고 귀띔했다.
경찰청이 마련한 음주운전 자동차 25가지 식별법에 따라 1차 육안 판별 후 필요할 경우 검문한다는 것.
이 지점 단속은 이런 방식으로 50여분 계속되고서야 위반자 1명을 적발해 냈다.
알코올농도 0.172. 면허취소 해당자였다.
단속팀장인 서부경찰서 김상대 교통지도계장은 "선별단속 방침이 내려온 뒤 한 건 적발하기가 이렇게 힘들다.
실적이 일제단속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날 2시간 동안의 단속 실적은 면허취소 1건, 정지 2건 등 3건이었다.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방법 변경 일주일이 지났으나 아직은 경찰관이나 운전자나 모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2일 밤 10시쯤 대구 율하동 각산네거리~저탄장네거리 사이 편도 2차선 도로 단속 현장에서는 운전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경찰관 2명이 중앙선에 서서 다가오는 차들을 예의 주시하다 띄엄띄엄 자동차를 세워 음주감지기를 차창 안으로 들이밀자 적잖은 운전자들은 "왜 내 차를 잡느냐" "음주단속이 없어진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대구 동부경찰서 구한모 상경은 "많은 운전자들이 단속을 안하는 걸로 오해하고 있더라"고 했고, 단속에 걸린 이 동네 ㅅ씨(36)씨는 "음주단속을 안하는 줄 알고 술을 마셨다"며 울상을 지었다.
음주측정을 받던 노모(39.효목2동)씨는 "선별적으로 단속하면 재수없는 사람만 걸리는 것 아니냐"고 불만스러워 했으나, 단속을 지켜보던 주민 채모(36.신기동)씨는 "이전 방식과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밤 12시까지 계속된 이 지점 단속에서는 면허정지 이상 해당자 8명이 적발됐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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