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한나라당내 보혁갈등이 첨예화되자 내달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예비주자들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마다 자신의 이념성향을 언급하면서 보수 우경화를 경계하거나 보혁 모두를 비판, 혹은 아우르는가 하면 '건강한 보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몰두하고 있다.
강재섭 의원은 당내 개혁파와 지도부간 '이념시비'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여권의 '역(逆)색깔공세'에 자중지란을 겪고 있어 소모적 보혁공방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 의원은 "탈냉전 시대에 이념을 둘러싸고 갈등·대립을 빚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이라며 "산적한 민생현안을 놔두고 안해도 될 보혁논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공해"라며 자신이 50대 젊은 정치 개혁의 기수임을 내세웠다.
김형오 의원도 당내 보혁갈등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색깔논쟁이 자칫 당의 보수 우경화 경향을 증폭시킬 개연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김 의원은 "당내 일부에서 친북, 반미주의자, 좌파 정권이니 하는 거친 용어가 등장한 것은 유감스러우며 이런 논쟁이 가열될 수록 한나라당이 보수 우경화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국민과의 공감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혁성향인 김덕룡 의원은 보혁갈등 원인이 수구적인 당 정체성에 있다며 '당 체질 변화론'을 강조한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은 '꼴통보수', '수구', '5·6공 군사정치 문화와 냉전의 정치세력'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씻어내야 한다"며 "이른바 '위대한 변신'을 통해 수구와 냉전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벗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 역시 "보수 정당에서 보수 성향의 대표로는 국민의 지지를 끌어 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 가장 덜 보수적인 인사가 나서야 기존의 보수층에 이어 중도와 진보적인 계층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청원 대표는 보혁의 극단에 치우치기 보다 "우리 사회의 다수 중도세력과 호흡을 같이해야 한다"며 '중간세력 주도론'을 제안하고 있다.
서 대표는 "사회의 갈등구조인 이념간,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 반목과 대치상황을 해소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며 "이념적 구분에서의 중도, 세대간 구분에서의 중년, 계층적 구분에서의 중산층이 '중간세력'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칭 '보수 원조'라고 주장하는 최병렬 의원은 유독 '정통 보수'를 지향한다.
따라서 국정원 고위직 인사문제에 가장 비판적이며 당 지도부의 이념 성향과 괘를 같이하고 있다.
최 의원은 "북한의 대남 체제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친북좌파 인사가 국가안보와 자유 민주주의 체제수호의 최후 보루인 국정원의 핵심요직을 맡아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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