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 '과학화', '산업화'를 선도하는 중심지역으로 대구와 경북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의약 관련 전통산업을 첨단산업으로 육성시켜 성공한 일본 도야마현의 사례나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시장을 넓혀온 대체의학 등에 대한 산업적 잠재력을 생각해 볼 때 '한방'은 지역산업구조를 혁신할 새로운 희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꿈의 실현' 과정에는 우리가 함께 극복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놓여있다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대구.경북의 한방산업 현황과 사업계획, 그리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차례로 살펴본다.
▨한방 관련 산업 현황=346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약령시는 한의원, 약재상, 제환제탕원 등 350여 개의 한약관련 업체들이 모여있다.
한약재 거래량은 전국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대구약령시의 위상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천한약재 시장(전국의 30%)을 포함하면 대구.경북에서 전국 한약재 거래의 40% 이상이 이뤄지는 셈이다.
특히 경북은 우리나라 한약재 생산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천200ha에서 연간 9천t의 한약재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54품목 중 대황, 옥죽, 익모초, 향부자, 현삼, 형개 등 6개 한약재는 경북에서만 생산되고, 전국 생산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품목도 11개에 이른다.
교육 및 연구인프라는 한방의 과학화, 산업화에 필수적이다.
경산대.동국대 한의대가 있고, 경북대 유전공학연구소, 상주대 생물농업 생물소재 지역기술혁신센터, 대구대 농산물 저장.가공 및 산업화센터, 포항공대 생명공학연구센터 및 생물공학연구소, 동국대 난치병한양방치료연구소 등이 활동하고 있다.
각종 특화작목시험연구기관을 비롯한 관련 연구기관도 경북 전역에 걸쳐 24곳에 이른다.
▨대구시 계획=수성구 성동 일대 30만평에 12년간 6천억원을 투입, '교육.연구지구' '산업지구' '테마지구' '유통지구'를 포함하는 한방바이오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교육.연구지구의 핵심기관은 대구.경북 주도의 '한방신소재연구원'이다.
'한의학연구원' '한국의과학연구원' 및 각종 민간연구시설도 유치할 방침이다.
한약.식품 등의 표준화, 과학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설립될 '한의약청'은 산업지구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기관으로 꼽힌다.
대구약령시와 연계해 개발될 테마지구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권역별 암센터를 유치해 '동서의학 메디컬센터'를 건립하고 '한의학문화전승관' '한방임상센터' '한방레저파크'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경북도 계획=권역별로 특색있는 한방사업을 추진하고 벨트화하는 한방산업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11년까지 상주시 은척면 일대 54만평에 520억원을 들여 '전통약초마을 및 재배단지' '한방자원센터 및 홍보관' '한방바이오벤처단지' '헬스투어단지 및 실버타운' '휴양.위락시설' 등이 포함된 한방자원산업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방자원개발원(300억원), 한약안전평가센터(100억원), 한약종자은행(50억원), 한방건강증진센터(320억원), 영주인삼복합단지(300억원) 설치와 영천 한약재시장 활성화 사업(250억원) 및 건강여행 유치사업, 안동대 한의학과 신설 등도 경북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
▨향후 과제=지난 달 18일 대구시와 경북도는 '한방산업육성을 위한 협정서'를 체결,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구 한방바이오밸리에 설립하려고 하는 '한방바이오산업진흥원'과 '한의학연구원'이 경북의 한방자원산업화연구단지 추진계획에 포함된 '한방자원개발센터'와 기능이 중복되는 것을 비롯, 두 지방정부의 계획은 '중복투자' '예산낭비' '업무혼란' 등의 비판을 받을 여지가 너무 많다.
물론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대구시와 경북도간 충분한 협의와 공조가 있겠지만,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상생(相生)을 찾기란 결코 쉽지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은 게 사실이다.
또 각종 사업은 타당성 및 성공 가능성 등에 대한 엄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상당수 대형 프로젝트의 사례에서 보았던 것처럼 정치적 의미를 지나치게 앞세움으로써 한방 프로젝트마저 '용두사미'로 끝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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