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 이후 은행의 요구불성예금에 시중자금이 대거 몰리는 반면 회사채시장은 마비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기업들은 현금 비축에 치중하는 등 '안전'을 좇는 경제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요구불성예금 '폭증'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이 은행의 요구불성예금에 몰리고 있다.
8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전체 예금 14조6천억원 중 요구불성예금이 35.5%(5조1천889억원)로 3개월동안 2천5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작년 4분기 증가액 477억원에 비하면 5배 이상 급증한 것.
전체 금융권의 지난 달 실적에서도 대표적인 실적배당상품인 투신권의 펀드와 은행의 금전신탁에서 각각 8조1천539억원과 2조2천996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은행의 저축성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MMDA)은 4조9천639억원과 4조9천21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요구불성예금 증가에 대해 금융전문가들은 SK글로벌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며 나타난 현상이라며 특히 최근 채권 시장이나 증시가 위축되면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고객은 물론 금융회사들도 안정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마땅한 투자처가 생기면 빠져나갈 부동자금을 예치해 둔 요구불성예금과 금리하락을 예상해 현재 금리를 만기때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장기저축부문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 회사채 시장 계속 마비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실적은 20조3천8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조483억원에 비해 24.6%(6조6천671억원) 줄었다.
이중 회사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17조3천785억원으로 27.4% 감소했으며 주식발행에 의한 자금조달은 3조27억원으로 3.1% 감소했다.
다만 4월중 회사채발행은 4조484억원으로 전월보다 21.9% 늘었으며 주식발행은 2조129억원으로 전월보다 484% 급증했다.또한 SK글로벌 사태 이후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한 투자기피 현상이 지속돼 4월중 일반회사채 발행액중 BBB이하 등급의 채권은 1천199억원(4건)으로 전체 발행액의 7%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A등급 이상 채권은 전월보다 113.3% 급증한 1조6천억원이 발행돼 신용등급에 따른 채권발행의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기업 현금 비축에 치중
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사(금융업종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해 연결후 현금보유액(현금 및 현금등가물+단기금융상품)은 21조4천652억원으로 연결전에 비해 56.4% 늘었다.
이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던 상장 지배회사와 마찬가지로 종속회사도 풍부한 여윳돈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경기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내부 보유 현금규모를 늘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연결후 보유현금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삼성전자(6조8천719억원)였고 현대차(6조3천761억원) 한국전력(2조1천353억원) KT(1조9천65억원) 기아차(1조7천42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LG전자는 연결후 보유현금이 5천128% 폭증한 9천380억원이었고 SK텔레콤(821%) 한국전력(209%) POSCO(163%) KT&G(121%)의 증가율도 두드러졌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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