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매母 모시는데 눈치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효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려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가족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의 언니는 6형제 중 막내며느리다.

지금 언니의 시어머니께서는 팔순이 넘는 고령에 혼자 사시는데, 젊은 시절 혼자 되셔서 고생하시며 6형제를 다 키우셨지만 지금은 치매로 약도 못드시고 끼니도 제대로 못해드신다.

왜냐하면 몇 년 전 맏아들이 먼저 세상을 뜨고 맏며느리조차 나이가 들어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 많자, 홀로된 시어머니를 다섯 아들,며느리들이 아무도 모시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즉 아들들은 그래도 모시려고 하는 마음이 있는데 맏며느리가 안모시니까 다섯이나 되는 며느리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선뜻 어머니를 모시려 하는 사람이 없다.

벌써 몇 년째 혼자 사시는 치매걸린 어머니를 보는 형부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효심이 강한 형부와 언니와의 싸움이 잦아지면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난 맏며느리이기 때문에 어른 모시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드는지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어른을 모시는 게 당사자인 아들 몫이 아니라 집에서 하루종일 돌봐야 하는 며느리의 몫이라는 데 있다.

그래서 누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수는 없고 그냥 맏이, 차남, 딸 상관없이 내가 내 자식을 사랑하듯 내 부모를, 내 남편의 부모를 모시라고 하고 싶다.

살면 앞으로 얼마나 사시겠는가. '아들, 아들' 하시면서 애지중지했던 우리 어머니 세대의 슬픈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서글퍼진다.

애독자(인터넷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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