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제방공사에 친환경적이고 반영구적인 개비온(gabion·육각형 철망) 공법이 전국적으로 도입·시행되고 있으나 개비온 철망에 대한 KS 인증제가 시행되지 않아 품질을 검증받지 못한 제품이 하천공사에 사용되는 등 부실공사 우려가 높다.
게다가 국내에 개비온공법 전문시공사들도 많지 않아 일부 하천공사는 철망 생산업체가 시공까지 맡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철망공업협동조합(이하 철망조합)의 회원사들 사이에도 백년대계인 하천공사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자성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개비온은 가로 2m·세로 4~5m 크기의 육각철망으로 이곳에 자연석을 채워 제방에 쌓는 식인데, 이때 낱개의 개비온을 모두 연결해 하나의 메트리스처럼 만들기 때문에 어지간한 홍수에도 유실되지 않는다는 것.
이 공법은 지난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후 90년대 들어 인기를 끌면서 현재 유럽에선 대부분의 하천공사에 이 공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개비온 공법이 들어온건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처음엔 도로 절개구간의 옹벽공사에 주로 활용되다 최근 3여년전부터 하천 제방공사에도 적용돼 현재 국내 하천공사의 90% 이상에 이 공법이 적용되고 있다.
종전까지 국내서 사용해오던 단순 돌망태를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반영구적 시설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개비온에 대해 아직까지 KS 인증제가 적용되지 않아 대부분 관급자재로 납품되는 개비온이 현재 철망조합(전국 140여개사)의 자체규약 형태로 정한 인증제를 적용해 대외적으로 품질을 검증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불량품을 관급공사에 납품해도 적당히 처리될 개연성이 높고, 게다가 생산업체가 시공까지 맡을 경우 불량품 적발은 더더욱 힘든 실정이다.
또 사급공사의 경우 무자료 시공에 따른 탈세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경북의 한 회원업체는 "개비온의 국내 도입이 초기단계여서 불량 시공에 대한 아무런 여과장치가 없어 하천공사가 부실화될 우려가 높은게 사실"이라며 "조합 전체의 발전과 이미지 제고를 위해선 제품에 대한 KS인증제 도입과 체계적인 시공법 교육 등이 절실하다"고 털어놨다.
철망조합 한 관계자는 "일부 회원업체 사이엔 외부에서 문제가 제기되기 전 이같은 개선점을 마련하자는 자성의 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며 "개비온은 하천에 쌓은 돌망태 전체를 연결하는 개념의 공사여서 이음공사가 잘못되면 이 공법 자체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개비온은 품질뿐 아니라 시공법도 중요하지만 국내에는 개비온 전문시공사가 5개사에 불과하고 생산업체 및 관련 건설회사들도 이를 잘모르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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