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여름 주방 꾸미기

5월 중순이지만 날씨는 어느새 초여름이다.

파릇파릇 연한 싹을 틔우던 나무들도 이젠 제법 짙어진 색깔을 내면서 여름 분위기를 띤다.

이런 때 작은 소품을 이용, 집안 곳곳을 시원하게 꾸며보면 어떨까. 가장 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주방이다.

초여름의 산뜻한 분위기를 주방으로 초대해보자.

우선 푸른색 계열의 테이블보를 준비해 식탁의 분위기를 한결 가볍게 바꾸어본다.

주방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테이블보는 계절에 맞게 시원한 느낌이 드는 그레이, 블루 계통의 색상을 선택하면 좋다.

대담하게 원색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깔끔한 흰색과 푸른색의 체크무늬나 돛단배, 과일 등의 무늬가 어우러진 청색계열의 테이블보도 초여름의 느낌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다 봄의 기운이 남아있는 따뜻한 노랑, 연두, 진분홍이 섞인 테이블보를 준비한다면 한층 더 밝은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

이 때 소재는 커텐지와 같이 무게감있는 면이나 마 등의 천연 소재가 좋다.

식탁의 중앙에 세로로 길게 까는 천인 러너(Runner) 한 장만으로도 식탁을 정갈하고 멋스럽게 정돈할 수 있다.

러너의 폭은 30cm 정도로 식탁 너비의 3분의1 정도, 길이는 식탁 끝에서 25cm가량 떨어지는 게 적당하다.

식탁 중앙을 센터 피스(Center Peace)로 장식, 센스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센터 피스로는 주로 과일이나 꽃, 야채 등의 자연소재나 도자기인형, 동물 등의 장식품이 많이 애용된다.

적당한 센터 피스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식사시간의 대화 소재로도 사용돼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상대방의 얼굴을 가리거나 식사를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높은 것은 피하는게 좋다.

작은 허브 화분을 리본 등으로 장식해두거나 계절 과일을 놓아두는 것도 좋다.

꽃을 사용할 경우 우아한 상차림에는 부드러운 느낌의 잔잔한 꽃, 이국적인 메뉴에는 개성이 강한 꽃을 장식한다.

향이 너무 진하거나 꽃가루가 날리는 꽃은 금물. 말린 꽃도 센터 피스로는 적당하지 않다.

꽃꽂이에 자신이 없다면 물이 담긴 투명한 그릇에다 꽃송이를 띄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에 뜨는 양초를 함께 띄워도 초여름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이런 소품들은 창가나 욕실에 둬도 상쾌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식탁 옆 벽면이 밋밋할 때는 작은 갤러리 분위기를 내본다.

식탁 폭을 넘지 않는 액자를 준비하되 심플한 모양의 액자가 싫증나지 않는다.

큰 액자는 하나만, 크기가 서로 다른 액자라면 두 개, 작은 액자는 크기가 같은 것으로 세 개를 나란히 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세련된 기법. 그림액자를 걸 경우 심리적으로 식욕을 돋우는 붉은 톤이 최상이다.

차가운 계열이나 칙칙한 색상은 식욕을 저하시킨다.

사진이라면 흑백이 좋다.

매일 봐야 하기 때문에 너무 평범한 사진은 질리기 쉽다는 점을 염두에 두도록 한다.

더위가 느껴지는 오후엔 가족이나 손님을 위해 차갑게 보관한 물수건과 얇게 저민 레몬을 띄운 생수를 마련하는 것도 기분좋은 배려다.

투명한 유리병에 노란색 레몬은 보기에도 시원할 뿐더러 상큼한 향으로 입맛까지 돋워준다.

여유 없이 각박한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통해 계절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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