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좋은 선생님 되기 다짐하는 날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은 선생님들 스스로가 대접을 받기 위해 정한 날인가? 그러면 학부모들이 그들의 자녀를 가르치는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만든 날인가? 아니다.

그러면 우리 나라가 해방 후 국민들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나는 길은 '교육의 힘' 뿐이라고 생각해 국가가 교육에 종사하는 선생님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정한 날인가? 더더욱 아니다.

1965년 5월3일 청소년 적십자(JRC)중앙학생협의회가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전국의 중·고교 학생회장에게 아래와 같은 권고문을 보낸 것이 효시가 되었다.

"이 날을 정하여 기념하는 뜻은 우리 청소년 학도들의 인격을 길러주시고 앞길을 인도해 주시는 스승님들에 대하여 평소에 소홀했던 감사와 존경을 다하여 하루나마 그 거룩한 수고에 따뜻한 위로와 기쁨을 돌려드림으로써 사제의 윤리를 바로 잡고 참된 학풍을 일으키며 나아가 사회도의를 정화하는 일에 이바지하려는 데 있으니 귀교에서도…(중략)"

새삼 38년 전 '스승의 날' 권고문을 되새겨 보게됨은 올해 스승의 날을 맞는 마음이 그 어느 해보다 무겁고 착찹하기 때문이다.

감사와 존경, 반성으로 맞아야 할 스승의 날이 유래없는 교단의 불신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올해는 또 무슨 일로 일부 언론의 도마에 오를까"하며 교원들은 불안해지는 날이 되었다.

오죽하면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자느니, 심지어는 아예 없애버리는 게 낫겠다는 푸념까지 나오겠는가.

그러나 그래서는 안될 일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수직적인 관계에서 수평적인 관계로, 폐쇄적인 사고에서 개방적인 사고로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과 교단환경을 직시하고 교단 구성원들이 각자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역지사지로 생각해 불신과 갈등을 불식하고 신뢰와 화합의 교단을 조성해 학생들을 열심히 지도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38년 전 학생들이 앞장서서 스승의 날을 세우고 5월15일로 정했던 그 깊은 뜻을 되살리고 발전시켜 나가는 길이 될 것이다.

풍요로운 햇살이 교정에 비치는 어제 아침 조회 시에 어린 학생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꽃을 가슴에 달아줄 때 미안하고 무거운 마음이 앞섰으나, 절대 빈곤의 교단 초입시절 스승의 날이 요즘보다 훨씬 마음이 풍요로웠다는 생각은 비단 나만의 감상이 아니리라. 한국교총은 올해 주간교육 주제를 '좋은 선생님'으로 정했다.

좋은 선생님을 한마디 말로 정의할 수야 없겠지만 그 모습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그릴 수 있고 그 모습은 한 가지일 것이다.

올 스승의 날엔 모두가 서로 신뢰하고 화합하여 학교 공동체를 살려 나가기 위하여 힘껏 노력하며 정말로 '좋은 선생님'그 모습을 향해 우리 모두 다가가기를 다짐하는 하루로 삼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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