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순 제자들이 8순 선생님 시비 건립

"팔인(八人) 장정 모아 넘던 팔조령고개 동래다리 위에 서서 바라봤더니…".

초등학교 소풍길에 선생님이 지은 시를 졸업사진첩 속에 54년간 고이 간직해 오던 제자들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시비를 건립, 팔순의 노 스승을 기쁘게 했다〈사진〉

청도군 이서면 칠곡초등학교 1회 동창생(회장 이승윤.71) 20여명은 15일 이서면 팔조령 휴게소에서 초등학교 6학년시절 담임 홍영기(81.경산버스 대표)선생님의 시비 제막식을 가졌다.

1949년 봄 제자들과 팔조령 정상에 소풍간 자리에서 홍 선생은 '팔조령 고개'란 즉흥시를 지어 낭송했다.

제자 박상덕(75.청도군 이서면 대곡2리)씨는 "지금도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아 스승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동기들이 뜻을 모아 시비를 건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서울과 부산, 대구에서 달려온 제자들이 선생님을 얼싸안고 건강을 당부해 이미 칠순을 넘긴 제자들의 정성에 스승은 눈물마저 훔쳤다.

칠곡초등학교 1회 졸업생 54명중 현재 생존자는 26명으로 대부분 외지에 살고 있고 청도군내는 박현곤(71), 이종칠(72)씨 등 대여섯명만 거주하고 있다.

홍 선생은 대륜고를 졸업, 해방직후 초임교사로 칠곡초등학교에 부임, 2년간 재직하면서 이의근 경북도지사 등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또 1950년 이서중학교 교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6.25때 학생들과 함께 학도병으로 지원했고, 고향인 청도군 운문면 방음리에서 새마을운동을 펼쳐 5.16민족상을 받기도 했다.

청도.최봉국기자 choib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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