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방미활동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미국에 대한 노 대통령의 생각과 발언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국내의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 파병결단을 내리고 대미관계의 현실론을 내세웠던 노 대통령은 이번 방미기간 내내 미국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거나 동포간담회 등에서 거듭 "미국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며 듣기에 따라서는 친미(親美)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노 대통령의 대미발언의 변화에 대해 비난하고 나서는 등 적잖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미국내 보수 인사들이 한국내의 반미운동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나서자 "미국에 대해 다소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지난 대선때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다수 있는데 이러한 사람들은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그들을 직접 설득해나가겠다"고 까지 밝혔다.
한때 '반미'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노 대통령의 대미관이 크게 변화한 것 일까. 아니면 노 대통령이 수시로 사용하는 상황논리에 따른 것일까.
그는 워싱턴 교포간담회를 비롯, 가는 곳마다 미국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미국은 대단히 부러운 나라"라면서 "1776년 버지니아 선언으로 모든 사람들을 존중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승리했고 남북전쟁에서도 자유, 인권, 통합 등 보편적인 가치를 내세워서 승리했고 2차대전에서도 민주주의를 내걸고 승리했다"고 미국을 옹호했다.
그동안 노 대통령의 입에서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언급이다.
그는 "19세기 국가지상주의가 국제질서를 재편할 때 미국도 하나의 국가로서 외국과 다투기도 하고 남의 나라에 고통을 준 적이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도 "촛불시위로 미국을 비난해서 여러분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돌아가서 (지지자들을)각별히 잘 설득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의 대미관련 발언이 과거와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보통사람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것(비난)에 개의치 않겠다"고 대꾸했다. "미국에 듣기 싫은 소리하고 한국의 일부 의견에 따라 입바른 소리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친미적 발언이 실용주의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샌프란시스코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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