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보호관찰소 사회봉사

"장애인들은 정상인들보다 생활에 훨씬 큰 불편을 느끼잖아요. 이들이 좀 더 편한 공간에서 생활하도록 구석구석 내집 고치듯 신경을 쏟고 있어요".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보호관찰 대상자들이 장애인 이웃을 위해 '사랑의 집 고치기'에 나서 참회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무면허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은 김지수(45)씨는 최근 안동시 예안면 서부리 신장장애 2급인 권모씨의 집을 고치는데 내집 수리하듯 공을 들이고 있다.

대구보호관찰소 안동지소가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 중 건축일에 전문기술자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사회봉사와 기술 이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봉사분야를 찾다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해 온 이 사업은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로 시작, 많은 장애인들에게 혜택을 골고루 나눠주기 위해 '집 고치기'로 바꿔 지금까지 50여 장애인 가정에게 온정이 돌아갔다.

한 집안에 치매를 앓는 80대 노부모와 지체장애인 아내(41), 동생(43), 아들(14) 등 장애인이 3명이나 되는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정재국(46.농업)씨 가족을 위해 보호관찰 대상자들이 지난해 수행했던 '사랑의 집짓기' 사업은 지역에 큰 감동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이들의 집짓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대구지검 안동지청 범죄예방위원들이 철근과 콘크리트.벽돌.전기 등 일체의 건축자재를 지원했으며 보일러.가구.싱크대.벽지 등도 가계에서 보내오기도 했다.

최근 장애인 집수리 사업에 땀을 흘리고 있는 김씨 등 6명도 지난해 이 사업이 사회에 알려지면서 받았던 감동을 이제 스스로 체험하면서 오히려 법원과 보호관찰소측에 감사하는 마음이 됐다.

특히 이들은 지난 4월 안동시 남선면 원림리 시각장애인 권모씨의 집을 고쳐 줄때는 앞을 보지 못하는 불편함을 일상생활에서 조금이라도 덜 느끼게 하려고 직접 설계하고 방과 부엌.화장실.목욕탕을 완전 개조하기도 했다.

대구보호관찰소 한진식 안동지소장은 "법원 명령으로 하는 봉사지만 모두가 진정으로 참회의 소중한 땀을 흘리고 있다"며 "한때 어두운 곳에 살았던 이들이 소외된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면서 건강한 사회일원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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