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살펴보면, '그릇된 실수- 과실', '살갗에 저절로 일어나는 꺼풀' 그리고 '뱀, 매미 따위가 해마다 벗는 껍질'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 말은 '벗다' 또는 '없다'와 결합하여 '허물벗다'와 '허물없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허물벗기'를 다시 살펴보면, '살갗의 꺼풀이 벗어지다', '뱀, 매미 따위가 껍질을 벗어 갈다', '누명이나 죄명을 씻다' 등의 세 가지로 풀어놓고 있다.
그러니까 이 말은 사람이나 곤충 그리고 파충류 등이 유·무형의 껍데기를 벗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또한 '허물없다'는 '흠이 없다'거나 서로 모든 것을 털어놓고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를 나타낸다.
잘 알려진 것처럼, 매미는 알에서 부화하여 오랜 기간의 유충기를 거친 다음 성충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탈피와 허물을 벗는다.
이 '허물벗기'는 무척 힘든 고통을 수반하며, 만약 제 때에 벗지 못하면 죽거나 기형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잠자리나 나비 그리고 뱀에게서도 관찰된다.
그러니까 예의 개체들은 정상적인 성장과 참다운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 때에 맞추어 그를 감싸고 있는 껍질을 벗는 것이다.
온갖 고통과 어려움을 다 참고 껍질을 벗은 생명체들은 마침내 참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허물을 벗으면서, 어린이에서 청소년 그리고 청년기를 거쳐서 어른이 된다.
물론 사람들은 뱀이나 매미처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탈피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생각의 허물을 벗으면서 그를 성장시켜준 과거로부터 벗어나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간다.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런 고통을 무릅쓰고 과거를 버리는 자만이 진정한 어른이자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만약 때를 놓쳐 과거의 허물을 제대로 벗지 못하면 몸집은 커도 진정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혹시 나는 내 몸보다 더 작은 껍질을 둘러쓰고, 그것만이 유일한 세계라고 착각하면서 흉한 모습으로 살고 있지는 않는지? 지금 나를 감싸고 있는 껍질이 내 속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옥죄어 나의 미래를 사산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한국선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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