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서 억대 빚진 20대 2명 자살.1명 중태

"카드는 잘못 사용하면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올가미 같은 것입니다".

거액의 카드빚에 쪼들리던 백모(29.회사원.부산시 부산진구 개금동)씨와 친구 정모(28.회사원.부산시 강서구 대저동)씨, 백씨의 동생(26)이 동반 자살을 기도해 백씨와 정씨가 숨지고 동생은 중태에 빠졌다.

이들은 젊은이들에게 남긴 유서를 통해 신용카드 사용을 철저히 경계하라고 절규했다.

백씨는 유서에서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너무 쉽게 카드를 사용하다가 빚만지고 궁지에 몰려…. 큰 죄를 지었습니다"며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을 후회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지만 저처럼 아니 더 괴로워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자기일 아니라고 생각들 마시고 카드가 꼭 있어야 되는 것인지. 젊은 사람들은 카드사용의 심각성을 잘 모릅니다.

저 역시 몰랐습니다"라고 카드사용을 경계하라고 충고했다.

"사람들이 빚을 지면 거짓말을 하게 되고 궁지에 몰리면 엉뚱한 상상까지 하게됩니다.

카드란 양날의 검처럼 잘 사용하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잘못된 사용은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올가미 같은 것"이라고 백씨는 늦은 후회를 했다.

정씨도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 "벼랑끝에 몰려진 저로서는 이 방법밖에 생각나지 않았다"며 카드빚으로 인한 당시의 절박한 심정을 내비쳤다.

정씨는 1천만원, 백씨 형제는 1억4천만원 등 모두 1억5천만원의 카드 빚을 지고 있다고 백씨의 동생은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새벽 4시쯤 경남 양산시 이모(46)씨 집에 침입, 금품을 뒤지다가 발각되자 이씨와 이씨의 아들(17)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경상을 입힌 뒤 달아났다는 것.

한편 백씨의 동생은 병원에서 위 세척 치료를 받은 뒤 이날 오후 신병이 경남 양산경찰서에 인계됐으며, 경찰은 백씨의 동생과 유족들을 상대로 이들이 거액의 카드 빚을 지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유종철기자 tsch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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