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 이끄는 불가의 책들

최근 스님의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큰 스님들의 법문을 담은 책에서부터 아름답게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심같은 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출판업계는 당분간 스님들의 책 출간은 여전히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책들이 나왔나=현재 불교텔레비전 회장 겸 시인으로 활동하며 그동안 20여권의 시집도 내놓았던 석성우 스님은 '내가 나를 만나러 가다'(고요아침.8천500원)를 출간했다.

번뇌의 어지러움 속에 갇힌 중생들의 삶에 대해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은 이책에서 스님은 욕망의 불길을 끄고 영혼을 청정의 세계로 이끄는 '마음'을 통해 '참 나'를 만나는 행복을 찾도록 하고 있다.

군승(軍僧)으로 활약중인 경기도 양주의 법상 스님은 '마음을 놓아라 그리고 천천히걸어라'(도서출판 무한.9천원)를 펴내고 현대인을 위한 생활수행 이야기를 담았다.

천안에서 폐교를 이용, '부처님 마을'을 운영하며 지체장애아들과 함께 셋방살이 생활하며 수행하는 보현 스님은 '꽃 한다발'(찬섬펴냄.9천원)로 동심같은 수행세계를 펼쳐내보이고 있다.

지체아들을 보살피는 것을 수행과정으로 담담히 받아 들이는 스님은 한때 가수로서 드라마 주제가를 불렀고 자전소설 '타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지난 93년부터 개인택시를 하며 17명의 아이들 아빠로서 수행 중인 지홍스님의 '누가 내 밥상을 차려주라'(국부카르마 펴냄.1만원)는 승복입은 택기기사 스님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그간 겪었던 일들을 고스란히 쏟아내며 진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조계종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청담 큰스님의 이야기를 현담 스님의 그림에다 공광규 시인의 글로 엮어 낸 '마음동자'(화남.9천원)는 동화를 보는 듯 큰스님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결혼 뒤 출가시 겪었던 갈등과 딸과 어머니와의 말못할 재회의 아픔 등은 깨달음을 얻은 큰 스님의 고난의 뒷이야기를 잘 말해주고 있다.

현재 미국 보스턴 선운사 주지로 수행중인 서광스님은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하고 마음과 운명, 자기를 바꾸고 싶어하거나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현대 심리학으로 풀어본 '유식30송'(불광출판사.8천원)을 펴냈다.

버클리 육조사 등 미국내 2개사찰을 창건, 주로 미국인들을 상대로 선수행을 지도하는 현웅스님도 '묻지 않는 질문'(민족사.1만2천원)을 선보였다.

일본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재일교포 소공자(素空慈)의 '달마, 머리를 치다1, 2'(고요아침.각권 8천500원)는 달마 대사 이후 대선사들이 나눈 177가지의 선문답을 독특하게 해석한 책. 삶에 지친 현대인들의 정신을 쉬어갈 수 있도록 쉽게 풀이한 선문답집이다.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 스님과 함께 생불로 추앙 받으며 캄보디아인들의 희망으로 불리는 마하 고사난다 스님의 생활명상 수행이야기를 담은 '한걸음 한걸음'(도서출판 무한.박용길 옮김.7천원)은 사랑으로 마음을 치유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이밖에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 스님의 '금강경이야기'(운주사.9천원)와 거해스님의 '법구경1, 2'(샘이 깊은 물.각권 2만5천원), 성전 스님의 '산과 바람과 도반의 그리움 유혹'(북로드.1만원) 등 경전이야기와 명상 등을 담은 수많은 책들이 이어지고 있다.

◇불교책 봇물 이유는 뭘까=왜일까. 이라크 전쟁과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위기 등으로 나라안팎이 어수선함에 따라 스님들 이야기에 마음이 쏠리는 것일까.

대구 동화사의 포교사찰인 보현사의 원각 스님은 "이라크전쟁과 북핵 등 국내외적으로 변화는 정세로 답답하고 불안한 사람들의 심리가 스님들의 순수함이 드러나는 스님책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과학대 멀티미디어 이동성 교수도 "현대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세계평화와 환경 그리고 건강으로 생각되며 이에 대한 해답은 모든 사람들을 인종이나 국적, 성별에 차이를 두지않고 평등과 생명존중을 강조하는 불교에서 찾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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