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은 한일 월드컵 대회가 개막됐던지 일년 되는 날. 최근의 국가적 혼란이 시민들로 하여금 불과 일년 전 그때의 국민적 함성을 그립게 하고 있다.
그 사이 대구 월드컵 경기장 일대 기념공원은 또하나의 명소로 부상한 반면, 당시 사용됐던 기념 조형물은 마구 폐기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기념 조형물 방치
대구시가 1년 전 월드컵 대회 때 6천여만원을 들여 시내 5곳에 세웠던 축구공 모양의 대형 기념 조형물을 사실상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조형물은 대회를 기념하고 시민들 사이에 열기를 높이기 위해 시청 광장, 범어네거리, 동대구역, 동인네거리, 만평네거리 등에 세웠던 것이나, 지난 1월 삼호기획(화원)에 철거를 맡긴 후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는 것.
삼호기획 측은 조형물들을 화원읍 천내리 공터로 옮겨 방치하고 있으며, 대구시는 조형물이 있던 자리에 U대회 홍보물을 세웠다.
삼호기획 배호권(45) 대표는 "일본은 월드컵 기념관을 세워 조그마한 상징물까지 보존.전시하는 반면 대구시는 무관심했다"며, "월드컵 경기장에서조차 축구공모양의 기념 조형물마저 없앤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노병정 문화체육국장은 "지하철 사건 수습과 U대회 준비때문에 월드컵 기념 조형물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며 "소재를 파악해 보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월드컵은 전국민을 단결시키고 국가적 에너지를 세계에 과시케 했던 역사적 사건이어서 기념물 보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념공원 명소로
대구 월드컵 경기장 일대가 또 하나의 명소로 우뚝섰다.
쾌적한 환경 덕분에 일대 기념공원에는 주말이면 수만명의 시민들이 찾을 정도인 것.
지난 2주간 주말과 일요일에 둘러 본 기념공원의 분수대 주변과 주차장 옆 산책로 등은 아침 일찍부터 소풍 나온 가족 단위 행락객들로 붐볐다.
나무 그늘을 찾아 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게임을 하는 가족들도 적잖았다.
잔디밭은 아이들 차지. 웃고 넘어지고 또 달음질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김상철(40.대구 만촌동)씨는 "멀리 나가는 것이 여러가지로 부담돼 가볍게 산책 삼아 나왔더니 사람도 많고 볼거리도 다양해 오히려 여기가 최고인 것 같은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노영태(33)씨는 "주차도 편하고 아이들이 뛰어 놀 공간도 많아 가족과 함께 드물잖게 이 공원을 찾는다"고 했다.
기념공원은 특히 인라이너들의 천국이었다.
넓은 부지에 자동차도 없어 안성맞춤인 것. 이제 막 걸음마 주행을 시작하는 아주머니에서 솜씨가 수준급인 청년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 한쪽에선 묘기 시범까지 펼쳐지고 있었다.
휴일이면 200~300명 넘는 인라이너들이 몰려 든다는 것.
석진경(25)씨는 "사람과 부딪칠 염려가 적은데다 바닥 상태가 좋아 스피드를 즐기는데는 이만한 곳이 없다"며 좋아했다.
한 아주머니는 "딸로부터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워 보려고 왔다"며 "젊은이들과 어울리다보니 기분도 좋아지고 한결 젊어진 느낌"이라고 했다.
월드컵 경기장 주위로 16만평 넓은 부지에 만들어진 기념공원은 수변관.야외공연장.야외조형물 등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인접 외곽순환도로가 주말 드라이브에 좋고 보조구장 트랙이 오전 5~9시 사이 개방돼 조깅이나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월드컵경기장 김주헌(41) 운영 담당은 "U대회가 끝나면 이 일대는 명실상부한 시민의 공원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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