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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가꾼 남의 밭 왜 망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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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원동에서 열 평 정도의 밭을 1년 계약으로 임차하여 주말농장을 한다.

말이 주말농장이지, 틈만 나면 아이들과 밭으로 가 씨 뿌리고 김매고 잡초뽑고 물을 주는 등 온갖 정성을 쏟는다.

땀흘려 가꾼 상추, 무, 배추, 토마토 등 채소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을 보면 땅은 참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뿌린 만큼 거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며칠 전 주말농장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이구동성 저마다 뭔가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용인즉 등산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채소를 뽑아간다는 것이었다.

혹시나 싶어 밭으로 달려가보니 상추를 상당히 많이 뽑아갔는가 하면 채소를 짓밟아 밭을 아주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졌다.

나는 주변 농장사람들과 곧 인근 철물점으로 가서 그물망을 사온 뒤 울타리와 출입문을 만들어 자물쇠를 채워놓았다.

이웃을 믿을 수 없어 주말농장에도 울타리를 쳐야 하는 세상, 참으로 한숨이 절로 나온다.

김영구(대구시 도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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