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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통령 방일에 재 뿌린 日 참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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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참의원(상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방문 첫날인 6일 전시 동원법인 유사(有事)법제를 통과시켜 한·중 등 주변국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날 참의원(재적 247명)은 찬성202표, 반대 32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유사법제 3개 법안을 가결, 일본 군국화의 문을 열었다.

우리를 곤혹스럽고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법제통과 시점이다.

노 대통령의 일본 도착 1시간을 앞두고 법안을 통과시켜 손님을 불러놓고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격이 되고 말았다.

우리 외교진이 대통령 방일기간 중 법제화 반대 의사를 사전에 충분히 전달했으나, 이를 철저히 묵살한 것이다.

이후 있은 노 대통령의 일왕 만찬 답사는 이런 외교적 결례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과거사나 유사법제에 대한 유감 표명 없이 '한·일 동반자 시대를 연다'는 안이한 연설로 그쳤다.

일왕의 정치적 상징성과 외교가 상호관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구체화된 반응이 있어야 했다고 믿는다.

여기에 대해서는 관계자 인책 등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유사법제는 무력공격 사태 대처법, 개정 자위대법, 개정 안전보장회의 설치법의 3가지로 구성된다.

이 법안들의 통과로 일본의 '전수(專守)방위 원칙' 즉 '오로지 방어에만 전념한다'는 일본의 안보·방위 정책은 그 근간이 달라지게 됐다.

일본이 테러나 외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민간 시설 동원과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외국으로부터 조직적 계획적 무력공격이 예측되는 경우 일본정부가 각의를 열어 기본방침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말하자면 방위적 '전쟁'의 법률적 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이는 무력의 보유와 행사를 포기한 일본의 헌법정신과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이미 세계 2위의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는 일본이 이번 법제를 통해 군사대국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무력의 보유와 행사를 당연시하는 보통국가로의 헌법개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2차 세계대전 중 아시아 각 국에 엄청난 재난을 안겨준 일본이 재무장에 나서는 것은 국제평화와 상호공존을 위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누구보다 그들 자신이 그 위험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의 폐쇄적 우경화는 아시아 전체에 안보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이점 유의하여 중국 등 주변국들과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억제하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야 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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