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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영화 촬영 영남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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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북한이야?'

영화 촬영장으로 각광받는 영남대가 고민에 빠졌다.

섭외가 들어오는 영화마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장면을 찍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국제관 앞 연못에서 영화 '남남북녀'(감독 정초신)의 촬영이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이날 촬영분은 주연을 맡은 '북녀' 영희(김사랑)가 평양 공원에서 친구들과 놀던 중 접근하는 남학생을 뿌리치는 장면이다.

그러나 촬영 소식은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영화 촬영에 대해 대학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과는 묘한 대조.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솔직히 북한 배경으로 찍히는 것이 반갑지 않다"며 "교내 분위기나 교직원의 정서도 그렇다"고 털어놨다.

이미 지난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 때도 그랬다.

소피(이영애)가 부상을 입은 오경필(송강호)을 면담하기 위해 개성병원을 찾아가는 장면이 영남대 본관 건물에서 촬영됐다.

이날 제작진은 경산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인공기와 붉은 현수막을 본관에 내걸고 첫날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이튿날은 촬영을 못했다.

박찬욱 감독은 "'주사파가 학교를 점령했다', '테러로 학교가 점령당했다'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고, 당황한 학교측이 촬영을 거부해 할 수 없이 세트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왜 하필 영남대가 북한 촬영무대로 각광을 받을까. 영남대 관계자는 "길이 넓게 뻗어져 있고, 건물이나 조경도 오밀조밀한 타 대학과 달리 시원스럽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남한에서 북한 분위기의 건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스카이라인에 고층 빌딩이 걸리거나, 카메라를 조금만 틀어도 패스트푸드 점이 보이는 현대식이기 때문. 영남대는 주위에 건물이 없고, 북한의 광장처럼 길이 넓고 곧게 뻗어 있다.

또 건물도 복고풍이라 북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북한 촬영 무대'로 '특성화'시키느냐, 아니면 지역민들의 민심을 고려해 촬영을 거부하느냐, 영남대 관계자는 "우리도 참 고민스럽다"고 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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