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강산서 故 정몽헌 회장 추도식 열려

고(故)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추모행사가 11일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열렸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마련된 이날 행사는 유가족과 친지, 현대그룹 임직원 등 380명을 포함해 금강산 현지 직원과 북측 인사 등 모두 7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 30분부터 추도식과 유품 안치식, 추모비 건립식, 유분 뿌리기 순으로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추도식에서는 묵념과 고인의 영상시청이 있은 뒤 고교 동창인 이정호씨와 민주당 송훈석 의원, 도올 김용옥 교수, 북측의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차례로 추모사를 읽으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송 의원은 추모사에서 "당신이 대북사업과 관련해 조사를 받느라 심적 고통을

당할 때 우리는 당신을 위로하기는 커녕 외면했습니다"라고 말한뒤 "이제 우리들이

회장님의 유지대로 대북사업을 더 힘차게 이어 나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송호경 부위원장은 "민족공동의 번영과 통일을 위해 애쓴 정몽헌 회장 선생의

사망에 북녘 동포들의 심정을 담아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선생께서 간절히

바란 북남 협력사업의 활성화를 잊지 말고 잘 실천해 나갑시다"고 말했다.

추도식에 이어 온정각 맞은편 배밭에서는 추모비 건립식이 거행됐다.

온정각 맞은편으로 80m정도 떨어진 곳에 세워진 추모비는 높이 2.2m, 폭 3m의 화감암 재질이며, 상단 비문석에는 김용옥 교수가 헌사한 비문이 새겨져 있다.

유족과 친지 등 10여명은 9일에 세워진 추모비의 흰 천을 벗기는 제막식을 거행

했다.

추모비 건립식에 앞서 정 회장의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 등을 담은 함과 시계,

안경, 가족사진, 명함, 책, 의류 등 유품이 추모비 왼쪽 뒤편에 마련된 1.2m×1.8m 크기의 석관에 안치됐다.

이어 유족들이 정 회장이 금강산에 오를 때 입었던 등산복과 양복, 양말 등 의류를 소각한 뒤 남은 재를 목란관과 신계사터, 온천장, 고성항 등에 뿌리는 것으로

추모행사는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가한 남측 방북단은 버스 11대와 승용차 3대로 나눠타고 동해선 육로를 통해 오갔다. 남측 차량이 휴전선을 지나 직접 금강산까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도식에는 정 회장 형제 중 정몽준 의원과 정몽윤 현대화재해상 회장만 참석했고,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은 참석하지 못했다.

북측에서는 송호경 부위원장과 방종삼 국제관광총회사 사장을 비롯해 일반 주민까지 모두 100여명이 참석했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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