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갈팡질팡' 포항 교육 행정

포항시 교육행정이 집단민원에 밀려 갈팡질팡하다 초등학교 과밀화 현상에 시달리고 국세를 낭비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포항 신흥아파트 밀집지역인 이동초교의 과밀화는 시교육청이 지난해 2월 일부 아파트 주민들의 집단 민원에 밀려 비정상적으로 학군을 조정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학부형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신학기부터 득량동 ㅅ아파트 거주 신입생을 이동초교로 배정하거나 본래 학군인 인근 양학초교의 ㅅ아파트 거주 재학생에 대한 이동초교 전학을 허용하면서 이동초교(정원 840명) 학생수가 1천700명으로 급증했다.

분양 당시 건설업체가 ㅅ아파트를 이동지역으로 분양광고를 낸 것이 발단, 입주민들이 아파트 가격 하락을 우려해 이동초교 입학을 요구하며 한달 가까이 집회를 벌였고 시교육청이 이에 굴복한 것.

이 아파트의 초교생 230명이 이동초교로 옮기자 올해 3월에는 인근 득량동 ㄱ아파트의 초교생 250명도 본래 학군인 양학초교 대신 이동초교에 입학했다.

이로써 신축중인 ㅇ.ㄱ아파트가 완공되는 내년이면 이동초교 학생수가 2천명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다 시교육청은 당초 신축 예정인 시청사 뒤편의 가칭 대이초교에 인근 ㅎ.ㄷ아파트 초교생을 전학시켜 이동초교 과밀화를 해소하려 했으나 학부모들이 1.3km의 통학거리를 이유로 집단 민원을 제기할 것을 우려, 당초 안을 포기한 상태다.

이동초교 한 학부모는 "시교육청이 집단 민원에 밀리는 바람에 이제 과밀화에 대한 해법은 없다"며 "실무자가 모두 바뀌어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졌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 시교육청은 장성동 토지구획정리지구에 1개 초교를 2005년에 개교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집단 민원에 밀려 2개교로 방침을 바꾸었다.

그러나 학생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돼 내심 고민에 빠졌다

2002년 8월 당시 ㄷ아파트 주민들이 "신축예정인 장성동부초교가 1.7km나 떨어져 부지를 가까운 곳으로 옮겨달라"고 집단 민원을 제기하자 이번에는 반대 방향의 ㅎ아파트 주민들이 반발, 결국 시교육청은 장성서부초교 동시 개교 방침으로 전환했다.

최근 시가 2005년 두 학교에 입학.전학 학생수를 내부적으로 조사한 결과 특히 장성서부는 정원 500명의 절반도 안되는 200명선에 그쳤다.

이에 1개교 비용인 100억원에 달하는 국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교육당국은 집단 민원에 과감하게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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