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총기안전과 대구U대회

세계 각국 젊은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하나 되는 축제인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내일부터 대구에서 개최된다.

대구가 국제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성공적인 U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경기장 및 부대시설 완비는 물론이고 자원봉사자, 서포터스 등 지역민의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지만 각국 선수와 임원들을 위한 안전대책 또한 시급하고도 중요한 사안이다.

이런 이유로 안전한 대회운영을 위해 경찰당국은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의 대구 삼덕동 권총강도 사건은 여러모로 미숙한 점도 있었으나 다량의 불법무기 소지자를 검거한 것은 U대회를 앞두고 불안요소를 신속하게 제거한 경찰의 큰 성과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우리는 U대회를 앞두고 불법총기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불법총기 사건이 이미 구조적 허점을 가진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 사회의 여러 현실들이 잘 말해준다.

첫째, 우리나라도 이제 불법총기류의 밀매 및 유통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삼덕동 권총강도사건 용의자의 집에서 발견된 불법총기류에서 알 수 있듯 자칫 불법총기가 일반 강도나 폭력조직으로 흘러들어갈 만큼 쉬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총기관리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일부 총포사나 상가 등에서 총기, 총탄류, 실탄 등을 총기소지허가증조차 확인하지 않고 판매하거나 '관리대장'에 기록하지 않고 판매하는 현상이 만연, 총기관리체계의 허술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공항, 항만 등의 검색장치에도 허점이 많아 대형 총기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선별검색'방식으로 전환된 후부터 밀반입 총기류가 통관될 가능성이 높고, 자유무역지구인 마산이나 외항선이 빈번한 부산 등에서도 별다른 검색절차 없이 체류할 수 있어 외국산 총기류 밀반입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제 총기 1세트(권총 1정, 탄환 12발)가 불과 20만원에 밀거래된다는 사실은 불법무기거래에 무심했던 우리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넷째, 우리사회에 혼란과 불안심리가 팽배해 치안불안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총기범죄의 확산은 자칫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대형 국제행사인 대구 U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경찰도 총기관련 범죄가능성을 인정하고 세관을 비롯한 관련기관 등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해 안전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U대회 이후에도 경찰은 약 10만 정으로 추정되는 불법총기류에 대한 전담부서를 만들어 극비 밀매에서 밀수과정까지 면밀하게 체크하여 불법총기 밀매 및 거래를 근절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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