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죽다가 살아난 기분입니다".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박상하 집행위원장은 북한이 18일 아침 대회 불참을 시사하다 19일 오후 다시 참가하기로 결정하자 하루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간의 노심초사한 심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박 집행위원장이 이렇듯 고통스러웠던 마음을 토로한 것은 그가 큰 역할을 한 북한의 참가가 대회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기 때문.
박 집행위원장은 17일 비행기의 기체 결함으로 북한 선수단의 출발이 지연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만 해도 "그간의 과정에서 북한이 적극적인 참가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에 불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정이 하루씩 미뤄져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마'하는 일말의 불안감 속에서 자기 위안이 뒤섞인 심정이었다.
그러나 18일 아침 북한이 불참 의사를 나타내자 충격을 받아 병원에 찾아가야 했다.
심장이 좋지 않으니 안정을 취하라는 의사의 주의가 있었다.
19일 오전 11시40분쯤 그는 기분이 다시 밝아졌다.
북한 응원단과 함께 공동 응원하기로 돼 있는 일본 조총련의 간부가 개막식 입장권 135매를 구매해갔기 때문이었다.
북한측이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다시 참가 의사를 통보해오기 3시간여전이었다.
박 집행위원장은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의 주제인 '하나가 되는 꿈'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스포츠 제전에 북한이 불참한다면 대회 의미는 많이 퇴색됐을 것이다.
북한이 최종적으로 참가하기로 해 천만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박 집행위원장은 지난 96년 애틀랜타 올림픽때부터 북한의 장 웅 IOC위원 등 북한의 체육계 지도자들과 만나 대구시가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할 경우 참가해 줄 것을 요청한 이후 국제 스포츠행사때마다 북한측에 대회 참가를 권유해왔다.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이 열릴 무렵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주 접촉하면서 대구U대회 참가를 다짐받아왔었다.
그는 북한이 대회 불참과 참가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곱지 않은 시선이 형성된 것과 관련,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남·북 화합의 대승적 의미를 생각해 대구 시민들이 너그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맞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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