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Viva! 대구-경기장 입구, 출입국 심사대

"세계를 하나로 묶는 젊은이들의 지구촌 축제의 장이라면서 출입을 너무 통제하는 것 아닌가요? 어떻게 공항 출입국 심사보다 까다로울 수 있습니까?".

2003대구U대회 이틀째인 21일 한국 남녀 농구경기가 열린 안동체육관과 남자배구 C조 독일 대 남아공의 첫 경기가 열린 영천체육관에서는 경찰이 관람객들의 소지품과 몸수색을 지나치게 엄격히 해 일부 관중들의 불만을 샀다.

안동에서는 이날 한국 여자농구가 끝나고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시민들은 출입문 두 곳에 모두 입장관람객용 보안 검색대가 설치돼 있어 남자 경기를 보기 위해 입장하는 시민들과 뒤엉키기도 했다.

경기장을 찾은 한 시민은 "U대회는 경기 결과보다 경기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야말로 세계 젊은이들의 축제"라며 "선수 안전이나 중요 요원들의 보호는 특별히 신경쓰고 있는데 관중들에게 너무 심하게 보안검색하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관중들은 자신들이 휴대해 온 병·캔음료들을 출입구에서 압수조치 당했으나 정작 경기장 안에서는 대회운영과 자원봉사자 등이 병·캔음료들을 버젓이 들고 다니는 모습이 공공연하자 "정말 너무 심하다"는 볼멘소리를 나타냈다.

심지어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과 안전요원들 사이에서조차 "검색이 너무 심한 것 같다"는 자괴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원활한 안전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선수들의 신변안전 보장은 경기장 안전보다 최우선으로 하는 통에 서포터스나 관중들의 선수접촉은 아예 엄두도 못낼 정도로 "한마디로 선수들과 만나 세계가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할 것"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천시는 관중동원을 위해 이날 오전7시까지 주민들을 체육관에 나오도록 해 읍·면·동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한 주민은 "일찍 나와봐야 할 것도 없고 경기장 입장도 허락되지 않는데다 경기도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데 농촌주민들을 굳이 오전 7시까지 나오도록 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쾌해했다.

이 때문에 아침식사를 거르고 나온 많은 읍·면지역 주민들은 경기 시작전 체육관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삼삼오오 흘어져 정작 경기시작을 앞두고는 오히려 관중석이 비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대해 대회 안전과 경비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근 U대회에 대한 테러 정보가 입수되는 등 국제상황에 따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라며 "보안검색으로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부드럽게 운영하겠다"고 했다.

영천 서종일·안동 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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