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회식 감동...대구의 역량

U대회 개회식은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완벽하게 해냈다.

경기장에 자리잡은 나는 행사가 점차 진행되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그 속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선수들의 입장 때 그들의 자유와 젊음, 곧 그것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나에게 와 닿았으며 또한 부러움이었다.

성화가 켜지고 드디어 U대회가 시작되었다.

풍선을 들고 달려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꿈틀대고 있었다.

벌레 같기도 하고 또 물결 같기도 한 모습, 또 그 사이로 함께 하는 춤사위. 어느새 주위에서는 작은 손전등에 불을 켜고 흔들고 있었다.

마치 가슴 속에서 조그마한 불씨를 꺼내 들고는 U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나도 그 손전등을 흔들면서 가슴 뭉클한 뭔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여명의 시작에서 비단길, 생명길로 이어지며 첨단 전자 시스템의 전광판에 비치는 화면들과 부채춤 깃발들이 어우러져 온통 하나가 되고 또 관중들 모두 소리 내어 함께 하였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의 대구가 이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디뎠구나 하는 생각으로 그들을 주시하였다.

나도 모르게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특히 WE ♥ U 라고 적은 카드섹션팀의 함성은 경기장 전체를 울리며 맞은편에 앉은 나에게 울려왔다.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머리가 쭈뼛거리며 일어섰다.

한 장면이 끝나고 다음장면이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앞 장면의 끝부분과 다음 장면의 앞장면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앞장면의 사람들이 퇴장하는 방법은 숨막히는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조금의 빈 틈도 보이지 않는 그들의 일사불란한 행동에서 나는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전율에 몸을 떨었다 이런 연출을 해낸 모두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가수 보아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우린 모두 하나가 되었다.

그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으며 대구의 역량을 직접 실감했다.

우리는 완벽하게 해냈다.

그 누구도 조그만 트집을 잡을 수 없도록 해낸 것이다

노래가 끝나고도 한참동안 나는 일어설 수 없었다.

하늘에는 폭죽이 터져 불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서정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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