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盧대통령의 두번째 6개월

내일로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지 벌써 6개월이다.

대통령에 당선됐을 그때 본란은 '절반의 승리'에 겸손하고 '절반의 불만'에 귀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여섯달전 취임식 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내걸린 대문짝만한 글씨는 '새로운 대한민국 하나된 국민이 만듭니다'였다.

우린 그때도 노 정권의 성공은 개혁에 앞서 '국민적 통합'에서 싹이 틀 것임을 지적했다.

동시에 우리는 제도와 관행과 생각의 개혁과제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은 그 과제의 난이도 때문이 아니라 바로 개혁팀, 열정은 뜨겁고 경험은 부족한 그 개혁팀에 대한 '신뢰의 흔들림'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발등에 떨어진 불, 심각한 경제문제는 모든 개혁의 우선순위에 있다.

경제가 무너지면 모든 성공은 금의야행(錦衣夜行)이기 때문이다.

지금 노 대통령이 평가받을 수 있는 업적도 적진 않을 것이다.

그는 우선 역대정권이 악용했던 중장비들, 검찰과 국정원과 국세청을 손에서 놔버렸다.

그만큼 이들 권력기관들에 대한 '정치적 독립성'의 부여는 의미가 큰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이 엄청난 선택은 미안하지만 '빵'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그리고 이 선택의 성공은 선택의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검찰·국정원·국세청 같은 권력기관들이 향후 4년반동안 자기개혁의 의지를 어떻게 보여주느냐 하는 '결과'에 달린 것이다.

그래서 문희상 비서실장이 참여정부 6개월 자평 요구에 답한 바 '천지개벽 같은 변화'라는 답변은 아직은 국민에게 체감적(體感的)인 것이 아니다.

반면에 새정권 6개월의 잘못은 눈에 보이는 것, 비지블(visible)한 것이다.

코드지상주의, 안으로만 굽는 손(手), 언론과의 유치한 싸움,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는 것같은 튀는 말솜씨, 이런 것들이 빚어낸 사회갈등 조정의 실패,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1.9%라는 식어버린 경제성적표가 모든 개혁의 화두(話頭)를 뭉개고 있음에 우리는 유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 5년의 성공은 흘러간 6개월이 아니라 바로 두번째 6개월에 달렸다.

실로 개혁의 과제는 수없이 많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개혁의 일정부분을 검찰버리듯, 국정원 버리듯 놓아주고 '국민의 빵'걱정 더 많이 해주기 당부한다.

이를 위해 누구와라도 손잡으라. 자존심 싸움 같은 야당에 대한 외면도 오래끌면 '부메랑'이 되는 법이다.

노 대통령은 지금 나이 서른된 아들이 빈둥빈둥 노는 모습을 보고 속터지지 않을 가장(家長)없음을 그려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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